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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임의해지 발표했는데…조송화는 '신청서 안 쓰겠다'(종합)

송고시간2021-11-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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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동의서 없이 임의해지 신청 촌극…기업은행 잇단 '헛발질'

감독 교체 과정서 비상식적 행보로 비판 자초…설상가상 사태는 더 꼬여

무단이탈한 조송화
무단이탈한 조송화

[기업은행 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 구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팀을 무단이탈한 주전 세터 조송화에 관해 규정에 따라 임의해지를 결정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조송화는 임의해지 신청서를 쓰지 않겠다고 답했다.

조송화가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기업은행은 조송화를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할 수 없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3일 "구두로 팀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했던 조송화가 오늘은 임의해지에 필요한 서면 신청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난감해했다.

2021-2022시즌 최하위인 IBK기업은행이 선수 임의해지 공시 절차를 밟으면서도 촌극을 벌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기업은행 구단으로부터 접수한 공문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선수가 서면으로 신청한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는 관련 규정에 의거 임의해지 신청서류가 미비하다고 판단해 공문을 반려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22일 오후 구단 SNS에 "팀을 무단이탈한 조송화에 관해 KOVO 규정에 따라 임의해지를 결정했다"며 "22일 자로 임의해지 등록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기업은행은 이날 오후 늦게 KOVO에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KOVO는 23일 기업은행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뒤 '서류 보완'을 지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선수 권익 신장을 목표로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면서 임의해지와 관련한 규정을 수정했다.

당시 문체부는 "임의해지를 하려면 선수의 서면에 따른 자발적 신청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VO도 문체부 권고를 받아들여 9월 16일 해당 규정(제52조)을 개정하며 "선수가 계약기간 중 자유의사로 계약의 해지를 원하는 경우 구단에 서면으로 임의해지를 신청할 수 있다. 구단은 선수의 임의해지 신청 사실을 연맹에 통보하여야 하고, 총재가 이에 대한 구단의 동의를 확인한 후 선수를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하면 임의해지 선수가 된다"고 적시했다.

그런데 기업은행은 개정한 규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선수의 자발적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서면 신청을 받진 않았지만, 선수가 구두로 '운동을 그만하고 싶다'고 했다"며 "선수에게 구두로 확인을 받고 KOVO에 임의해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규정 개정 전에는 임의해지 절차가 비교적 간소했다.

구단이 서류를 제출하면, 연맹 혹은 협회는 해당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 '동의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규정은 바뀌었고, KOVO는 각 구단에 '임의해지를 요청할 때 선수의 자발적인 신청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렸다.

기업은행은 여론을 살피며 임의해지를 서둘러야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 일에는 둔감했다.

그리고 실제 조송화는 임의해제를 요청할 생각이 없었다. 구단이 조송화의 불만을 들으며 자의적으로 '조송화가 임의해제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해석했을 뿐이다.

'불화 논란'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로
'불화 논란'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로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최근 기업은행 구단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조송화는 서남원 전 감독의 훈련 방법과 경기 운영 등에 반발해 두 차례나 팀을 이탈했다. 조송화가 두 번째로 팀을 이탈할 때는, 김사니 코치도 함께 팀을 떠났다.

김사니 코치는 구단의 설득 속에 복귀했다.

일반적인 구단 혹은 회사라면 무단으로 이탈한 김사니 코치에게 징계를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을 경질했다. 이어 "김사니 코치에게는 사의를 반려하고 팀의 정상화를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질서를 깬 김사니 코치는 복귀하자마자 감독대행에 올랐다.

구단은 "잔여 시즌 전체를 감독대행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신임 사령탑을 선정할 때까지 팀을 잘 아는 김사니 코치가 이끄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의 지지를 얻은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승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적중하면서, 기업은행 프런트의 의중도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기업은행 배구단 운영에 항의하는 팬들의 시위 트럭
기업은행 배구단 운영에 항의하는 팬들의 시위 트럭

[IBK OUT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기업은행의 비정상적인 구단 운영에 놀란 팬들은 트럭 시위를 시작했다. 트럭 위에는 '세상을 바꾸는 기업은행? 감독만 바꾸는 기업은행!'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조송화의 처분에는 머뭇거리고, 팀을 흔든 김사니 코치에게는 '팀 정상화'를 부탁한 기업은행은 서남원 전 감독의 경질을 서둘러 강행했다.

구단의 결정에 여론이 싸늘해지자, 조송화 임의해지 절차도 서둘렀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서류인 선수의 신청서도 받지 않고 SNS로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공식 발표하는 실수도 범했다.

조송화가 임의해지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구단은 더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한때 기업은행이 보호하려 했던 조송화와도 감정싸움을 벌일 수 있다.

코트 위에서도, 사무실에서도, 기업은행 배구단의 범실이 이어지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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