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천주교 '캐럴 활성화' 공동 캠페인…불교계 반발
송고시간2021-11-30 18:09
조계종 "가톨릭 국교 선언 행위…즉각 중단해야"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정부와 천주교가 오는 성탄절을 앞두고 '캐럴 활성화' 캠페인에 나서자 불교 대표 종단인 조계종이 '종교 편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3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조계종 등에 따르면 서울대교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12월 1∼25일 캐럴 활성화 캠페인 '12월엔, 캐럴이 위로가 되었으면 해'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이 캠페인은 염수정 추기경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캠페인 기간 서울대교구와 문체부, 멜론·바이브·벅스뮤직 등 음악서비스사업자는 캐럴을 들을 수 있는 30일짜리 이용권을 3만 명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또 캠페인 참여기관들은 커피전문점이나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캐럴을 많이 재생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현행 법규는 50㎡(약 15평) 미만의 시설과 이 규모를 넘어서더라도 일반음식점, 의류판매장, 전통시장 등은 저작권료 부담 없이 캐럴을 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매장에서 저작권료 납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캐럴을 틀고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서울대교구와 문체부 등은 캠페인 기간 KBS, MBC, SBS 등 채널별 라디오 주요 프로그램에 캐럴 기획코너를 새롭게 만들고, 보이는 라디오 자막 등을 통해 캐럴과 캠페인 광고도 송출하기로 했다.
문체부도 29일 별도 보도자료를 배포해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 같은 캠페인 추진에 조계종은 이날 대변인 겸 기획실장인 삼혜스님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 "청와대와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기업 등 공공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편향과 종교차별 행위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 대해 조계종은 우려와 함께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조계종은 그간 종교편향 및 종교차별 행위 사례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 추기경 예방과 로마교황청 방문 때 교황 알현 ▲ 천진암·주어사 등 불교유적지를 포함한 천주교 순례길 조성사업 ▲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스님 비하 동영상 유포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교폄훼 발언 등을 제시했다.
이어 "청와대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지속해서 발생한 종교 편향과 종교차별 행위는 마치 대한민국의 국교가 가톨릭임을 앞다퉈 선언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계종은 문체부에 캠페인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청와대에 공공기관의 종교편향·차별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 강구도 촉구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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