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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엔 예멘내전 조사 막으려 전방위 로비에 위협까지"

송고시간2021-12-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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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사우디, 인도네시아·토고 등에 조사 결의안 반대 압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유엔인권이사회(UNHRC)의 예멘 내전 인권 침해 조사를 막기 위해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당근'과 위협을 동원한 전방위 로비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멘 정부군과 항전 의지 다지는 후티 반군
예멘 정부군과 항전 의지 다지는 후티 반군

예멘 후티 반군 지지자들이 2020년 7월 6일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정부군에 맞서기 위해 열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사우디는 지난 10월 7일 진행된 예멘 내전 조사에 대한 UNHRC 표결에서 조사를 독립적인 전쟁범죄 조사로 확대하는 결의안을 반대 21표, 찬성 18표, 기권 7표로 부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UNHRC 15년 역사에서 이런 결의안이 부결된 것은 처음이며 특히 거의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지난해 찬성 22표, 반대 12표, 기권 12표로 가결된 바 있어 이번 부결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이 문제를 잘 아는 관리들과 외교관, 인권운동가 등의 말을 인용해 표결 결과가 뒤집힌 데에는 사우디 정부가 UNHRC 이사국들을 상대로 펼친 전방위 로비가 있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2015년 국제사회가 인정한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 간 내전에 사우디가 정부군을 도와 개입, 내전이 격화되면서 10만 명 이상이 숨지고 4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UNHRC는 2017년 예멘 내전에서 발생한 인도주의 범죄와 인권 침해를 조사할 전문가팀 구성을 결정했다. 이어 전쟁범죄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요구가 증가하자 지난해 이를 추진하는 결의안을 마련했다.

사우디도 전문가 조사팀 구성에는 찬성했으나 조사가 전쟁범죄로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입장을 바꿔 결의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표결에서 기권했다가 이번 표결에서 반대로 돌아선 나라는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세네갈, 토고 등 4개국으로 밝혀졌다.

사우디는 표결 전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을 경우 인도네시아 국민의 메카 성지 순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안에 찬성하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증명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한 관측통은 이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신자의 메카 순례를 사실상 막겠다는 것으로, 사우디가 이슬람 성지 메카를 도구로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고가 UNHRC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당일, 토고 외무장관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방문해 새로운 대사관 건립 계획과 함께 사우디에 본부를 둔 기구로부터 대테러 기금을 지원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워싱턴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사우디 대사관, 토고 외무부는 이 문제에 대한 논평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존 피셔 휴먼라이츠워치 제네바 지국장은 "반대표가 12표에서 21표로 바뀌는 일은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사우디와 동맹국, 예멘이 고위급 수준에서 국제적 감시 메커니즘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각국 수도에서 위협과 인센티브를 번갈아 가며 동원해 로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범죄에 대한 조사가 이를 피하려는 분쟁 당사자에 의해 무산된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조사가 무산된 것은 예멘 사태의 책임 규명은 물론 UNHRC의 신뢰도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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