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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권 내세워 베이징올림픽 외교보이콧…한국, 고민 깊어질듯(종합)

송고시간2021-12-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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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이 내릴 결정"이라지만…대중국 '가치연대' 단합땐 동참 부담

정부 "평화에 기여 희망" 기존입장 재확인…다른국가 추이 주시하며 결정할듯

미국,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CG)
미국,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배영경 김경윤 기자 = 미국 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선언하면서 한국 역시 올림픽에 정부 인사를 파견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외교적 보이콧 이유로 중국의 인권 탄압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내세웠다.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도 격화하는 미중의 '가치 갈등' 구도 속에서 선택을 내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이하 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정부는 신장(新疆)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genocide)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외교적 보이콧 검토 입장을 밝힌 지 18일 만에 공식 결정을 발표한 것이다.

일단 미국은 각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직접적으로 동맹들의 동참을 요청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특히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에 이번 결정을 미리 알리면서도 보이콧 동참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방침 밝히는 미 백악관 대변인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방침 밝히는 미 백악관 대변인

(워싱턴 EPA=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12.7 sungok@yna.co.kr

젠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동맹국에도 이 결정을 알렸고, 명백히 그들 각자가 결정하도록 맡겨둘 것"이라고 밝혔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대표단 파견은 "각국이 주권적으로 내려야 할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 세계의 리더격인 미국의 입장은 동맹국과 우방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인권·민주주의 가치를 고리로 국제적 연대 재건에 나서며 지도력 회복을 꾀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이 "미국이 외교적·공식적 대표단을 보낸다면 중국의 신장 내 지독한 인권침해, 잔혹 행위 앞에서 이번 올림픽을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취급하는 격이 된다. 그렇게는 할 수 없다"며 고강도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이런 배경이다.

바꿔 말하면 올림픽에 공식 사절을 보내는 것이 중국의 인권 유린 행위를 묵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상황으로,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 역시 인권이라는 명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미국의 이런 기조는 평창에서 시작한 한·중·일 3국의 '릴레이' 올림픽이 성공리에 치러지길 바란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도 다소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보이콧에 대한 질문에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지해 왔다"며 "2018년 평창, 2021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이번 올림픽이 동북아와 세계평화와 번영 및 남북관계에 기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기존과 다르지 않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 진영에서 보이콧에 합류하는 국가가 늘어난다면 정부로서도 이런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

현재까지 영국과 호주, 캐나다 등이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9∼10일 화상으로 주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관련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통상적 관례에 따라 중국 측에 체육 관련 주무장관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참석자로 이미 제출했는데, 이 또한 다시 판단해야 할 수도 있다.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시사하는 바이든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시사하는 바이든

(워싱턴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 검토 여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2021.11.19 jsmoon@yna.co.kr

중국은 서방의 견제 구도 완화를 위해 '약한 고리'인 한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 장하성 주중대사와 잇달아 회동하고, 중국 매체가 한국 측의 베이징 올림픽 지지 발언을 부각한 것은 중국의 이런 의도를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관계와 중국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했던 점 등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은 미중이 서로 타협하기 어려운 '가치 대립', 서방세계 대 중국의 진영 대결 구도를 심화하는 발화점이 될 수 있어 한국이 모호성을 계속 유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 갈등을 돌파하려면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시장경제, 법치, 인권 등으로 통용되는데 이에 준해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한 만큼 종전선언 등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반도 정세 진전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최근 정부 당국자들은 "베이징올림픽과 종전선언을 불가분의 관계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이인영 통일부 장관)며 올림픽을 계기로 한 종전선언 추진에 다소 거리를 둬 왔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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