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2022전망] 일상 잃어버린 아이들, 새해엔 교문 활짝 열릴까

송고시간2021-12-26 07:12

댓글

학습 결손·사회성 결여·무너진 생활습관…우려스런 '코로나 세대'

새학기 등교, 겨울철 감소세가 관건…"학교방역 체계화·장기계획 필요"

학생 없는 교실
학생 없는 교실

지난 20일 원격수업을 진행 중인 한 세종시 중학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주 2회 등교에 'e학습터'에 올라온 영상 시청, 주 3회 등교에 e학습터·줌(Zoom) 수업 병행, 전면 등교수업, 전면 원격수업, 다시 주 3회 등교에 원격 수업….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인 정모(10) 양이 올 한해 학교를 '다닌' 방법이다.

교육당국의 전면등교 방침이 유지되던 이번 달에도 정 양은 한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여러 명 발생하는 바람에 자가격리자가 늘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내년 임인(壬寅)년 새해에는 학생들이 제대로 학교에 갈 수 있을까.

교육부는 올해 11월 22일부터 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을 본격 추진하면서 겨울방학 기간 정상 교육으로의 회복에 집중해 2022학년도 1학기에는 소풍, 수학여행 같은 비교과 활동을 포함해 교육활동을 정상화하는 '완전한 일상회복'을 이룬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하루 신규 확진자가 7천명 안팎을 기록할 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고 학생 확진자도 계속 늘면서 전면등교를 시작한지 한 달도 안 된 이달 20일 수도권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학교는 다시 등교·원격수업 병행으로 후퇴했다.

현재의 조치는 학교별로 겨울방학 시작 시점에서 종료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지 않는 한 내년 새 학기 정상 등교가 불안한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 학기 전면등교 방침과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학교밀집도를 연계해 왔다"며 "현재는 비상계획을 실시 중이고 개학할 때 어떨지는 이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4주간 전국 유치원·초·중·고등학교의 주간 하루 평균 확진 학생은 566.9명, 810.1명, 950.9명, 868명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12∼17세(초6∼고2) 완료율이 45.7%(23일 0시 기준)일 만큼 아직 낮은 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 학교 방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2일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코로나19로 여러분이 누려야 할 온전한 학교생활을 누리지 못한 것에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내년 새 학기에는 전면등교, 대면활동 강화 방향으로 학사운영을 하기 위해서라도 방학 동안 접종에 더 많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찾아가는 학교 백신접종'
'찾아가는 학교 백신접종'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1일 오후 세종시의 한 중학교를 방문해 '찾아가는 학교 단위 백신접종' 점검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데 대한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학습 결손이 나타나고, 공교육을 향한 불신이 팽창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1월 중3, 고2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해 국어, 수학, 영어 학력을 평가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보면 성적은 모든 과목에서 전년보다 떨어졌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데 따른 악영향은 학습을 넘어 신체발달, 사회성 발달, 정서와 심리 안정, 생활습관 등 성장 전반에까지 미친다.

생애주기 중 한 사람으로 온전히 성장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장기간 집에 갇히다시피 지내면서 일상이 무너진 '코로나 세대'(C세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하모(42) 씨는 "안 그래도 게임, 인터넷 노출에 위험한 나이인데 유튜브로 연결되는 질 낮은 원격수업에 너무 큰 영향을 받았다"며 "신체활동이 크게 줄어드니 체중이 불고 건강상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4학년 자녀를 둔 유모(39)씨는 "매일 등교, 격일 등교, 원격수업을 번갈아 하니 아이들의 아침 기상 시간도 이에 맞춰 달라진다"며 "학습보다도 생활습관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자주 바뀌는 수업방식이 이를 방해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16일 코로나19 전수검사가 진행된 광주의 한 초등학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6일 코로나19 전수검사가 진행된 광주의 한 초등학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회가 2년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어온 만큼 학교 방역과 운영을 더욱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종식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아이들의 학교 갈 권리를 최대한 보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확진자 발생 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기준이나 범위가 학교마다 달라 혼란이 있고, 등하교와 점심시간 등에 방역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방역에 취약한 과대학교·과밀학급 문제는 장기적으로 접근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는 "학생 확진자 발생 시 보건당국의 학교 통지 의무화, 학교방역 예산과 인력의 효율적인 배치, 교원 감염시 대체인력 투입 등 체계화할 부분이 아직도 많다"며 "방학기간 새 학기 등교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학교는 반드시 열려야 한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사회 방역과 교육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은화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확진자가 조금 줄더라도 어느 시점에는 다시 지금 같은 위기가 올 것"이라며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시간은 점점 늘고 (감염) 억제가 안 되는 상황이 올 텐데 중단 없는 학습권 유지를 어떻게 할지 장기적 플랜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핫뉴스

더보기
    /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