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팩트체크] 편의점 심야 손님 없어도 위약금 때문에 24시간 영업한다?

송고시간2021-12-29 08:00

댓글

가맹본부와 계약때 편의점주가 '24시간 영업' 또는 '18시간 영업' 선택 가능

'24시간 영업' 선택했더라도 3개월간 적자 나면 영업시간 단축 요구할 수 있어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자 연말연시 대목을 놓치게 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편의점에 대해서도 영업제한을 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거리두기) 4단계로 주위 상권이 다 망가졌는데 편의점 영업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자영업 영업 제한을 할 거면 편의점도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영업 제한을 해달라"고 적었다.

편의점 2곳을 운영한다는 이 자영업자는 "야간근무자 인건비에 매출 하락으로 폐점만 기다리고 있다"며 "편의점 경영주는 24시간 계약 조건에 야간 미영업을 하게 되면 불이익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편의점 24시간 영업 의무 아냐…계약시 점주가 선택

실제로 편의점 업주는 손님이 없어 적자가 이어지더라도 계약 때문에 심야 영업을 중단할 수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다.

우선 흔히 '편의점=24시간 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24시간 영업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

편의점 점주는 애초 본사(가맹본부)와 계약을 맺을 때 24시간 영업과 새벽 시간을 제외한 18시간 또는 19시간 영업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점주수익추구형과 점주투자안정형 등 모든 가맹 형태의 영업시간을 19시간과 24시간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신 각 편의점 본사는 24시간 영업을 선택할 경우 수익률 추가 배분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편의점 각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점포임차권이 경영주에게 있는 기본투자형의 경우 24시간 영업시 경영주 수익은 80%, 24시간 미영업은 75%로 규정하고 있다.

CU 역시 점주가 직접 임차하는 점주수익추구형Ⅰ 기준으로 매출이익 중 점주의 수입이 24시간 영업은 80%, 19시간은 75%라고 밝히고 있다.

GS25는 계약조건에 24시간 영업장려금 5%를 명시하고 있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회사마다 편의점 기본 계약이 거의 비슷한데 24시간 장사하면 19시간에 비해 배분율을 추가로 몇 퍼센트 더 주고 각종 명목의 지원금을 하는 구조"라며 "이전에는 (24시간 영업시) 전기료도 본사에서 지원해줬지만, 요새는 전기료 지원은 거의 없어졌고 실제 판매나 영업에 필요한 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CG)
편의점 업계(CG)

[연합뉴스TV 제공]

◇ 3개월 적자시 영업시간 단축 요구할 수 있어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는 과도한 편의점 가맹 해지 위약금과 인테리어·공사비용 전가를 방지하기 위해 편의점 업종 표준가맹계약서를 제정했다.

2013년 3∼5월 과도한 위약금 등으로 편의점 점주 4명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노예계약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새로 마련된 표준가맹계약서에는 당시 일괄 부과로 논란이 된 중도해지 위약금을 계약 기간에 따라 차등을 두도록 한 것 외에도 가맹본부가 24시간 심야영업을 강제하지 않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표준가맹계약서 제정에 앞서 2013년 8월 개정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부당하게 가맹점 사업자의 영업시간을 구속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가맹사업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해당 점포가 위치한 상권의 특성 등으로 심야 영업 시간대, 즉 밤 12시∼오전 6시 또는 오전 1∼6시의 매출이 영업에 드는 비용보다 저조해 최근 3개월간 영업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가맹점사업자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함에도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으로 본다.

당초 6개월간 오전 1∼6시에 영업 손실이 나면 심야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가 2018년 4월 이 기준을 3개월 밤 12시∼오전 6시 또는 오전 1∼6시로 편의점주에게 유리하게 고쳤다.

가맹사업법은 이와 함께 가맹점사업자가 질병의 발병과 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로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영업시간의 단축을 요구함에도 이를 허용하지 않는 행위 역시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으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9년 명절 당일, 직계가족의 경조사 등으로 편의점주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경우 편의점 본부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이를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표준가맹계약서에 추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CG)
공정거래위원회 (CG)

[연합뉴스TV 제공]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맹 계약을 처음 맺을 때 점주 본인이 19시간이나 24시간 운영을 선택할 수 있고 가맹사업법에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금지 조항이 있어서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면 가맹본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야간 운영을 안 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지도 않고 불이익을 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 업계 "강제 영업 제한은 위험한 발상"

편의점 업계는 국민청원 내용에 대해 "위험한 발상"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정 시간 이후 취식 금지 등 사실상 영업 제한 조치 적용을 받고 있는 데다 점포의 여건 등에 따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주변 가게 문 닫으면 장사가 안되니 같이 문 닫게 해달라는 얘기인데 편의점이 5만 개인데 각자 유불리가 있다"며 "차라리 (청원인이) 3개월 이상 야간에 적자 난다는 걸 증명해서 문을 닫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길 국장은 "'일괄적으로 문을 닫자'라고 말하는 것은 다른 점주들에게 호응받기 힘들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일시적으로 점주와 본부가 일정 기간에 야간 미영업을 해보기로 협의하는 등 가맹본부가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24시 편의점'…심야영업 포기 속출 (CG)
사라지는 '24시 편의점'…심야영업 포기 속출 (CG)

[연합뉴스TV 제공]

업계는 아르바이트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 등을 문제로 꼽았다.

계상혁 회장은 "가맹사업법에서 심야 시간을 특정하는 바람에 차가 끊긴 새벽 1시에 문 닫고 퇴근하거나 오전 6시에 출근할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없어 점주가 답답해하거나 직접 할 수밖에 없다"며 "심야 시간을 특정하지 말고 밤 12시∼오전 8시 내에서 자율로 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홍성길 국장은 "이미 코로나19에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된 상황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까지 적용해 야간근무수당과 휴일수당까지 붙게 되면 야간에 문 연 편의점을 보기 힘들 것"이라며 "편의점 업계가 구조조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건비 부담으로 손님이 적은 야간에 문을 닫는 편의점 비율은 매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S25의 심야 시간대(자정∼오전 6시) 미영업점 비중은 2018년 13.6%, 2019년 14.7%, 2020년 16.4%로 늘었고 올해는 6월 말 기준 18.1%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도 심야시간대 미영업 점포 비율이 2018년 17.6%, 2019년 18.4%, 2020년 21%로 증가 추세다.

서울 마포구에서 폐업한 편의점의 모습
서울 마포구에서 폐업한 편의점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프랜차이즈(가맹점)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편의점 가맹점 수는 2019년 4만1천394곳에서 2020년 4만6천371곳으로 4천977곳(12.0%) 늘었다.

반면 편의점 종사자 수는 2019년 19만2천616명에서 2020년 19만364명으로 2천252명(-1.2%) 줄었다.

가맹점당 종사자 수로 보면 2019년 4.7명에서 2020년 4.1명으로 12.8% 급감했다.

편의점의 작년 매출액은 전체 가맹점 매출액(74조3천650억원)의 30.8%인 22조8천880억원으로, 2019년(23조1천980억원) 대비 1.3% 줄었다.

hanajjang@yna.co.kr

핫뉴스

전체보기

포토

전체보기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리빙톡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