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해체론 포화 맞은 공수처장…출범 1년도 안된 조직은 만신창이

송고시간2021-12-31 07:11

댓글

25년 만에 결실 본 검찰 견제 기관이 '황제조사·사찰 논란'으로 난파 위기

지휘부 책임 피할 수 없지만 구조적 한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과천=연합뉴스) 이대희 최재서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은 초대 공수처장 지명 1주년인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찰 논란을 둘러싸고 야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고위공직자, 특히 검찰의 부정부패를 일소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안고 공수처장 자리에 올랐지만, '사찰' 논란까지 불거지며 조직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비판까지 듣는 상황이 됐다.

현실적으로 공수처 해체는 어려운 만큼 공수처의 발목을 잡았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해 정상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는 공수처장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는 공수처장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김진욱 공수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 의원들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를 사찰 의혹이라며 공수처 해체 및 김진욱 공수처장 사퇴를 주장했다. 2021.12.30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 "성역 없는 반부패 수사 기구" 기대 저버린 공수처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1996년 처음 논의된 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결실을 보았지만, 출범 1년도 안 돼 국민적 기대를 저버렸다는 처참한 평가를 받았다.

1년 전 문 대통령이 김 처장을 초대 공수처장으로 지명했을 때만 해도 공수처 위상이 이렇게 추락할 것으로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 12월 30일 청와대는 김 처장을 지명하면서 "중립성을 지키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인권 친화적 반부패 수사 기구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전했다.

하지만 현재 공수처의 풍경을 보면 이러한 기대에 부응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순항하는 듯했던 공수처는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황제 조사 논란'을 기점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후 공수처는 여권 인사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첫 수사 대상으로 삼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4차례나 피의자로 입건하며 '윤수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 중립성 측면에서 논란을 자초했다.

환부를 정확히 도려내는 외과 의사처럼 수사를 펼쳤다면 논란은 덜했겠지만, 경험 부족에 따른 수사력 문제를 드러내며 논란만 키웠다.

특히 윤 후보에 대해서는 첫 수사 착수 뒤 반년이 다 돼가는데도 어느 하나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손준성 검사 영장은 세 차례나 기각됐으며, 압수수색은 절차를 지키지 않아 취소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인권침해 논란까지 불거지며 수사의 동력은 사실상 상실된 상태다.

최근에는 정치권과 언론계, 민간인에 대해서까지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를 했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며 '사찰' 논란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약 80%인 84명(30일 기준)뿐 아니라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 통신자료까지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 처장을 구속하고 공수처를 당장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들끓었다.

김 처장은 법사위에서 검찰과 경찰이 훨씬 더 많은 통신 자료 조회를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찰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윤 후보는 "미친 사람들"이라고 발언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공수처 관련 긴급기자회견하는 임태희
공수처 관련 긴급기자회견하는 임태희

국민의힘 임태희(오른쪽) 총괄상황본부장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29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 해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법 개정으로 문제 해결 필요

공수처의 처참한 첫 1년의 책임은 주요 국면에서 잇따라 실기한 지휘부가 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지만, 공수처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대야소인 국회 구성상 실제로 당장 공수처를 없애기는 불가능하다.

가장 시급히 재정비해야 할 문제는 검찰과의 권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모호한 공수처법이다.

공수처법 24조 2항은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했을 때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했고, 25조 2항은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를 발견했을 때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공수처와 검찰은 사건 이첩 시기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출범 초기부터 극명하게 대립했고, 내실 다지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던 공수처의 역량만 소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양 기관의 견해차가 커서 국회의 공수처법 개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평가다.

공수처의 인력 구조 문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공수처 출범 초기 가장 많이 지목됐던 문제는 검사 임명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이었다.

독립 기구를 표방하면서도 대통령이 처·차장을 비롯한 검사들을 최종 임명하면서 정치적 편향성이 지적돼 왔다.

공수처 검사뿐 아니라 수사관, 행정직원 정원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도 한계점이다.

공수처는 부족한 수사 인력을 경찰에서 수사관을 파견받는 방식으로 채워왔으나 내년부터는 파견 규모도 절반 이상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검사 또한 일부는 기획이나 사건분석에 투입돼 있어 실제 수사부에서 사건을 맡은 인원은 현 인원인 21명(처·차장 제외)보다 적다.

행정직원도 20명 이내로 제한돼 중요한 국회 업무나 검·경 협력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인력도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고발 사주 의혹 주임 검사를 맡은 여운국 차장이 직접 국회 업무를 수행하면서 여당 의원과 부당하게 접촉했다는 식의 잡음도 나왔다.

이 문제 해결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 차장의 경우 행정 차장과 수사 차장을 따로 두는 방식도 김 처장이 언급한 바 있다.

2vs2@yna.co.kr

핫뉴스

더보기
    /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