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홍수에 도서 300만권 물에 잠겨…"아까워라"
송고시간2021-12-30 17:30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수도권 등에서 최근 발생한 홍수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도서 유통업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책 약 300만권이 물에 잠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30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도서 유통업체 '빅배드울프 북스'는 최근 발생한 홍수로 도서 약 300만권이 "물에 빠져 죽었다"(death by drowning)며 피해 현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트위터 등 SNS에 공개했다.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빅배드울프 북스'는 영어원서를 각국에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을 포함해 10여개국을 돌며 대형 도서 할인전을 개최하는 업체다.
쿠알라룸푸르 외곽 셀랑고르주에 위치한 이 업체 창고는 17일부터 발생한 홍수로 사흘간 물에 잠겼다.
이번 홍수로 5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고, 7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같은 창고에는 말레이시아의 온라인 서점 '북엑세스' 책도 같이 보관 중이었다.

[트위터 @bigbadwolfbooks, 재판매 및 DB금지]
자세히북엑세스와 빅배드울프 북스 공동 창업자 앤드류 얍은 "200만∼300만권에 이르는 책이 물에 잠겨 파손됐다"며 "파손된 책을 수거하면서 정확한 피해를 집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수 수위가 낮아진 뒤 창고에 달려가 보니 수백만 권의 책이 파손돼 있었다. 책은 심지어 도로까지 쏟아져 나와 있었고, 단 한 권도 다시 볼 수 없게 됐다"며 가슴 아픈 상황을 설명했다.
업체가 SNS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포크레인과 지게차가 물에 젖은 책을 산더미처럼 쌓은 뒤 차례로 치우고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이번 대홍수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부실 대응과 늑장 복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클라탄주와 파항주, 조호르주 등 4개 주에 또다시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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