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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잖은 탈북민의 삶…10년간 최소 30명이 다시 북으로

송고시간2022-01-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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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차별에 생활고 겪는 탈북민 많아…통일부·경찰 관리인력도 부족

"하나센터 상담도 잘 받았는데"…이번에 월북한 탈북민도 형편 어려웠을 가능성

'보존GP' 부근에서 월북 사건 발생
'보존GP' 부근에서 월북 사건 발생

(서울=연합뉴스) 새해 첫날 강원도 최전방의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통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북 감시망의 허점이 또다시 노출됐다. 이번 월북 사건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GP(감시초소) 인근에서 발생했다. 합참 관계자는 "(월북자가) 우리 GP 좌측에서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면서 "해당 GP는 (인원을 철수한 후) '보존GP'로 유지되고 있고, 그 GP에 CCTV를 보강했고, 그 인근 보급로 상에서 열상감시 장비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고성 GP는 군사적·역사적 가치를 고려, 통일역사유물로 선정돼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게 했다. 2022.1.2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새해 첫날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간 월북자가 탈북민으로 확인되면서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왔는데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탈북민이 생기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3일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남한으로 탈북했다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입북자는 총 3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북한 매체 보도나 추가 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수치여서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탈북민들은 경제적 풍요와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했지만, 남한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고 생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실이 보건복지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탈북민 가운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4.5%로, 일반 국민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4.1%)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에 월북한 탈북민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청소용역 등의 일을 하며 생활 형편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월북한) 탈북민은 2020년 탈북해 2021년 사회에 나온 뒤 다른 탈북민과 마찬가지로 주거·의료·생계 등 기본적인 지원을 받았고, 지역 내 하나센터를 통한 상담·지원도 받아왔다"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탈북민을 향한 차별적인 시선도 정착에 큰 걸림돌이 된다.

10년 전 양강도 혜산시에서 탈북한 30대 여성 탈북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에 들어온 뒤 3∼4년 정도가 가장 어려웠다"며 "일자리를 구하려 해도 억양을 듣고 거절하기 일쑤고, 주변에 물어볼 사람은 없는데 인터넷 검색도 할 줄 몰라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이 북녘 고향의 가족과 친지 등에 대한 그리움도 입북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지난달 엔케이소셜리서치(NKSR)와 탈북민 총 407명을 대상으로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조사를 한 결과, 75명(18.5%)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고향과 가족에 대한 향수(77.2%)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답했다. 낯선 남녘 땅에서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애환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답변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탈북민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탈북민은 국내 입국 후 하나원에서 12주간 사회적응 교육을 받은 뒤 거주지 전입 후 5년간 신변보호 담당관의 보호를 받는다.

이번에 월북한 탈북민도 신변보호 대상이었고, 북한으로 들어가는 루트로 자주 이용되는 중국·러시아 여행에 대해 문의하는 등 사전 동향이 있었음에도 결과적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셈이 됐다.

신변보호는 경찰이 담당하는데, 통상 경찰 1명이 마흔 명 안팎의 탈북민을 관리하다 보니 일일이 신경 쓰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앞서 2020년 7월에도 남측에서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탈북민이 월북한 사실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하면서 당국이 뒤늦게 확인에 나서기도 했다.

주무 부처인 통일부도 탈북민 정착 지원 제도와 하나원·하나센터 운영 등을 책임지는 관련 인력이 111명에 그친다. 그마저도 초기 정착을 돕는 하나원의 인력 97명을 제외하면, 국내 정착 이후 과정을 관리하는 직원 수는 14명(인도협력국 정착지원과)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 간 갈등 소지가 다분한 탈북민 관리 업무를 통일부가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모순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 3만 명이 훌쩍 넘는 탈북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전국 단위의 조직을 갖춘 행정안전부 등에 탈북민 관리 업무를 이관하는 것도 방안으로 거론돼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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