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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천연가스가 청정 에너지?…'녹색분류' 놓고 EU내 파열음

송고시간2022-01-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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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초안 "원전 투자, 2045년까지 '녹색투자'…천연가스는 2030년"

독일·오스트리아 등 반발…프랑스·동유럽 등은 찬성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유럽연합(EU)이 원전과 천연가스를 환경친화적인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EU 내에서 마찰음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원전과 천연가스를 환경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키기로 한 결정에 블록 내 국가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의 이번 결정과 일부 회원국의 반발은 유럽 내에서 환경 정책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회원국 간 정치적 혼란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원전투자는 '녹색사업'?…규정 초안에 유럽연합 분열 (CG)
원전투자는 '녹색사업'?…규정 초안에 유럽연합 분열 (CG)

[연합뉴스TV 제공]

아직은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에 보낸 권고문의 초안 수준이기에 EU 정부와 유럽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논란이 된 초안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으로 발전, 운송, 제조 등 업종과 투자자는 면밀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

유럽은 2025년까지 탄소중립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앞두고 있다.

2019년 EU 집행위는 목표 달성을 위해 1천990억~2천840억 달러(237조~338조원)에 달하는 민간 중심의 초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어떤 것이 녹색 투자인지 확실하게 정하고 그에 필요한 규정을 만들어야만 녹색 사업에 대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

초안에 따르면 2045년까지 원전에 대한 투자가 녹색 투자로 분류되고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을 위한 투자는 2040년까지 지속가능한 투자로 통용된다.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탄소 배출량이 설정된 기준 범위 내에 머문다는 조건으로 2030년까지 녹색 투자로 인정된다.

EU 법체계에선 소속국은 어떤 식으로 에너지 믹스를 정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고, 그린 택소노미도 이같은 방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초안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일부 국가에선 원전 등으로 확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U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55%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가뜩이나 최근 전기요금이 치솟고 있어 이런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원전을 '녹색 사업'에 포함되게 하기 위해 노력해 온 프랑스는 자국의 주요 전기 공급원으로 원전을 포함했다.

원전을 '녹색 사업'으로 분류 추진하는 유럽연합
원전을 '녹색 사업'으로 분류 추진하는 유럽연합

(군트레밍엔 AP/D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동 중단이 임박한 독일 바이에른주 군트레밍엔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규정 초안을 제안했다. 2022.1.3. [연합뉴스 자료사진] jsmoon@yna.co.kr

하지만 EU 내 또 다른 경제 대국으로 탈원전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독일은 집행위의 권고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위원회의 권고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같은 '그린 워싱'(greenwashing: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그런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이 투자 시장에서 어떤 식이든 용인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에 주력해 왔다.

하벡이 속한 녹색당은 원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음에도 위험성 때문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원전과 천연가스를 그린 택소노미에 넣기로 한 집행위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레오노레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환경부 장관은 집행위의 초안이 시행되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행위의 초안은 현재 소속국의 의견 수렴을 받고 있다. 집행위에서 초안이 최종 통과되면 EU 정부와 유럽의회는 4개월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린 택소노미는 EU 집행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면서 회원국 간 정치적 논란을 겪는 여러 주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집행위가 탄소 배출권 거래 대상을 운송과 주택 분야로 확대하는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EU 집행위가 탄소 배출권 거래와 연관된 신용대출 시장에 개입해 투기를 막아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EU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찬성하는 이들은 재생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 자원을 신속하게 확대하는 것이 기후변화와의 싸움에 필요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에너지 수출국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소비가를 낮추고 EU의 지정학적인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동부와 남부 유럽 국가들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집행위에 촉구해 왔다. EU는 천연가스 소비량의 4분의 3을 수입한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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