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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한민국 대통령은 취임식만 있고 퇴임식은 없다?

송고시간2022-01-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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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는 취임식도·퇴임식도 규정 없어…새 대통령 선서만 헌법에 명시

관례적으로 취임식 개최…떠나는 대통령도 후임 취임식에서 환송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애석하게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퇴임식이 없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4일 KBS 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법률로써 혹은 규정으로 새 대통령의 취임식만 있지 전임 대통령의 퇴임식은 없기 때문에 한 가지 바람은 가능하다면 이취임식 정도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7년 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하는 문재인 대통령
2017년 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상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는 시기가 되면 차기 5년을 이끌어갈 새 권력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 새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함축해 보여줄 수 있는 취임사와 취임 행사에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다.

반면 통치권을 넘겨주고 물러나는 전직 대통령은 별도의 행사없이 사저로 돌아간다.

◇ 취임식 또는 퇴임식 규정 없어…관례로 취임식은 개최

다만 탁 비서관의 발언과 달리 대통령의 퇴임식뿐 아니라 취임식에 대해서도 별도의 법률이나 규정은 없다.

헌법 69조를 보면 대통령이 취임에 즈음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선서하게 돼 있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대통령직인수법)에는 대통령 당선인을 보좌해 대통령직 인수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설치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업무 중 하나로 대통령의 취임 행사 등 관련 업무의 준비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외에는 대통령 취임식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최승환 행정안전부 의전담당관은 "통상 관례적으로 대통령 취임식을 해 왔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취임 관련 준비단이 꾸려지면 정부와 함께 (취임식을) 구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017년 19대 대통령 취임식 마치고 손들어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2017년 19대 대통령 취임식 마치고 손들어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직선제로 뽑힌 대통령의 취임식은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렸다.

취임식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행정안전부(행정자치부)가 협의해 준비했다.

다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진행된 19대 대통령 취임식은 당선과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됨에 따라 군악대·의장대 행진이나 예포 발사, 축하공연 등의 행사 없이 취임 선서 위주로 치러졌다.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열린 당시 행사에는 5부 요인과 국회의원, 국무위원(취임행사위원), 군 지휘관 등 300여명만 참석했다.

2013년 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가수 싸이의 축하 공연을 보는 참석자들
2013년 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가수 싸이의 축하 공연을 보는 참석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3년 2월 25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보다 2만명 많은 7만명이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행정안전부는 통상 30억원 내외의 예산을 확보해 대통령의 취임식을 준비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총 31억원이 집행돼 이 대통령 취임식(25억원)과 비교해 약 6억원이 더 들었다.

당시 취임식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단상 오른쪽에 착석했고, 박 대통령이 단상 왼쪽에 앉았다.

가수 싸이의 공연 등 식전 행사에 이어 국민의례와 국무총리 식사, 취임선서, 의장대 행진과 예포발사, 당선인 취임사, 축하공연 등이 진행됐고, 축하공연 뒤 박 대통령이 이임하는 이 전 대통령과 악수한 뒤 환송하며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도 비슷한 순서로 진행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축하 연주가 끝나자 단상에 앉은 내외빈 인사들과 악수를 한 뒤 연단에서 내려와 차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출발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2008년 17대 대통령 취임식에 나란히 자리한 이명박 당시 신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17대 대통령 취임식에 나란히 자리한 이명박 당시 신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승환 의전담당관은 "통상 새 대통령의 취임식을 할 때 이임하는 대통령이 같이 참석해 취임과 이임이 함께 이뤄져왔다"며 "청와대 주관으로 이임 만찬을 하거나 퇴임 직전 현충원 참배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따로 퇴임식을 한 사례는 없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마지막날인 2008년 2월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 230여명을 초청해 이임 환송 만찬을 하며 고별사를 했다. 앞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도 퇴임을 앞두고 시내 호텔에서 3부 주요 인사와 정당 대표 등 400여 명을 초청해 이임 환송 만찬을 가진 바 있다.

퇴임 후 고향에서 생활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된 노 전 대통령은 귀향길에 KTX 서울역과 밀양역 등에서 재경 부산상고 동문회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의 환송, 환영식이 열리기도 했다.

◇ 외국 대통령 취임식은…트럼프 등은 후임 취임식 참석 안 해

해외 각국의 대통령 이·취임 행사는 어떻게 치러질까.

미국 헌법은 대통령 직무 수행에 앞서 선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33년 개정된 수정헌법 20조는 대통령과 부통령의 임기가 1월 20일 낮 12시에 끝나고 그때부터 후임자의 임기가 시작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작년 1월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관례에 따라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대통령 신분으로 국정 운영 구상을 담은 취임 연설을 했다. 이후 군의 사열을 받고,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 뒤 군 호위 속에 백악관으로 이동해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조 바이든 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거행된 연방 의사당
조 바이든 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거행된 연방 의사당

[EPA 자료사진 =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이·취임 대통령이 함께 마차를 타고 취임식장에 도착한 전통이 이어지며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 왔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다.

작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대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례 없는 '셀프 퇴임식'을 연 뒤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로 향했다. 전임 대통령이 후임의 취임식에 불참한 것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152년 만에 처음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직을 승계했던 앤드루 존슨은 껄끄러운 관계였던 18대 율리시스 그랜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2대 존 애덤스 대통령도 앙숙인 토머스 제퍼슨이 3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당일 새벽 백악관에서 짐을 꾸려 떠나버렸고, 존 애덤스의 아들인 6대 존 퀸시 애덤스 역시 재선에 실패하자 앤드루 잭슨의 취임식 전날 백악관을 떠났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에게 덕담과 당부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집무실에 있는 대통령 책상인 '결단의 책상'에 남기는 것 또한 백악관의 전통이다.

엘리제궁 떠나는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배웅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엘리제궁 떠나는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배웅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 자료사진=연합뉴스]

화려하고 장엄한 미국의 취임 행사와 달리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검소하게 진행된다.

먼저 신임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전임 대통령에게 핵무기 암호를 넘겨받고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듣는 공식 인수인계 절차가 비공개로 이뤄진다.

이어 신임 대통령은 엘리제궁 앞뜰로 나와 전임 대통령을 배웅한 뒤 헌법위원장의 공식 대통령 당선 선포가 끝나면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고 10분 가량의 취임 연설을 한다.

한편 탁 비서관은 라디오에서 "전임 대통령에 대한 배려와 예우가 좀 있으면 좋겠다"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퇴임식을 언급했다.

작년 12월 페이스북에도 "메르켈 총리의 퇴임식은 아름다웠다. 품위가 있었고 따뜻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탁 비서관이 언급한 메르켈 전 총리의 퇴임식은 독일 연방군이 총리나 대통령, 국방장관이 퇴임할 때 하는 고별 열병식(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이다.

공식 퇴임(작년 12월 8일)을 6일 앞두고 열린 고별 열병식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 등이 참석했고, 군악대는 전통에 따라 메르켈 총리가 직접 고른 3곡을 연주했다.

독일 연방군 고별 열병식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독일 연방군 고별 열병식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EPA 자료사진=연합뉴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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