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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예루살렘 석회암 좌변기 밑에서 나온 2천700년전 기생충 알

송고시간2022-01-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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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가진 부자도 기생충에 시달릴 정도로 장질환 유행병처럼 번져

기원전 7세기 중반 고대 예루살렘 화장실의 좌변기
기원전 7세기 중반 고대 예루살렘 화장실의 좌변기

[Yoli Schwartz, The 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2천700년 전 고대 예루살렘의 석기 좌변기 밑에서 장내 기생충 알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대형 사유지 내 저택 유물 옆에서 발굴된 이 옥외 화장실은 당시에는 극히 드물었던 호화 시설로 이를 갖출 수 있는 부자나 고위층마저도 장내 기생충 질환에 시달렸다는 점을 드러내 주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고고학자 다프나 란구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예루살렘 남단 아르몬 하나치브 공원(Armon Hanatziv Promenade)에서 발굴된 석기 좌변기 밑 퇴적물 시료를 분석해 얻은 결과를 '국제 고생물병리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Paleopath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오물 시료에서 기생충 알을 화학적으로 추출한 뒤 현미경으로 분석해 회충과 촌충, 편충, 요충 등 4종의 장내 기생충을 확인했다.

고대 화장실 오물 시료에서 확인된 기생충 알
고대 화장실 오물 시료에서 확인된 기생충 알

[Eitan Kremer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기생충들은 복통이나 욕지기, 설사,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일부 종은 아동에게 발달 지연이나 영양실조, 신경 손상, 심지어 죽음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고대 예루살렘인들의 장 질환이 열악한 위생 상태로 인해 식수나 음식물 등이 배설물에 오염되거나 손 씻기와 같은 위생 관념이 부족해 빚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간의 분변을 농작물 거름으로 활용하거나 덜 익힌 고기를 섭취한 데 따른 결과일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당시에는 치료 약이 없어 장내 기생충에 한 번 감염되면 평생을 시달리며 살아야 했으며 거의 모든 사람이 감염되는 유행병과 같았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철기시대 말기인 기원전 7세기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아르몬 하나치브 유적에서는 저택 유물 옆으로 유실수와 관상수 잔해가 나와 다윗성과 성전산(Temple Mount)이 보이는 정원이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란구트 박사가 분석한 오물 시료도 이곳에서 채집된 것으로, 가운데 구멍을 뚫은 사각의 석회암 좌변기 밑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당시에는 화장실 시설이 극히 드물었으며, 부자나 고위층만 가질 수 있는 호화로운 시설로 신분의 상징이었다"고 했다.

예루살렘 남단 아르몬 하나치브 유적 발굴 현장
예루살렘 남단 아르몬 하나치브 유적 발굴 현장

[Yoli Schwartz, The 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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