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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우리나라 탈모 인구가 1천만 명이라고?

송고시간2022-01-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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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건보 적용 검토' 보도 나온 뒤 "1천만명 혜택" 등 반응

건강보험공단·통계청 등에서는 탈모 인구 집계하지 않아

"남성 20% 탈모 등으로 추산하면 크게 틀리진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서 공약으로 검토한다는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1천만 탈모인들의 약값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1천만 탈모인들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란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가 하면 "1천만 탈모인이 환호 중", "건강보험 파산 앞당기는 공약"이라는 찬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여기엔 '국내 탈모 인구 1천만 명'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전제돼 있다. 하지만 근거가 불분명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

탈모
탈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탈모 인구를 1천만 명으로 추정하는 언론 보도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모발관리 산업이 주목받던 2000년대 후반이다.

2008년 당해 탈모 인구가 900만 명인데 매년 100만 명씩 늘고 있다고 한 업계 소식을 전한 기사가 눈에 띈다. 이어 국내 탈모 인구 1천만 명 시대를 눈앞에 뒀다는 후속 보도들이 뒤따랐다.

이듬해에는 당시 국내 탈모인은 1천만 명으로 매년 20~30%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와, 탈모 인구가 2005년 500만 명에서 2008년 900만 명, 2009년 1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들 보도는 주로 두피관리, 가발, 탈모 치료제 등 관련 업계에서 제공한 정보를 근거로 했으며 구체적인 추정 경위나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 뒤로도 국내 탈모 인구는 1천만 명으로 5명 중 1명꼴이라는 보도가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기정사실로 굳어진 듯하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그전까지 탈모 인구가 매년 100만 명꼴로 늘어나 1천만 명 시대가 도래한다고 했던 2009~2010년을 지나면서는 탈모 인구 증가를 알리는 후속 보도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련 보도들로 보면 마치 가파르던 탈모 인구 증가세가 2010년을 전후해 갑자기 멈춘 듯한 모양새다.

이번 이재명 캠프의 탈모 치료제 공약 관련 소식을 전한 언론 매체들도 다수가 국내 탈모 인구 1천만 명을 언급하고 있는데, 통계의 출처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제시한 매체가 많다.

탈모 원인은 모낭 줄기세포 감소
탈모 원인은 모낭 줄기세포 감소

[연합뉴스 사진자료]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은 병원 치료를 받은 탈모 환자 통계를 공개할뿐 일반 탈모인 현황까지 파악하진 않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탈모증 진료 환자는 2001년 10만3천명에서 2005년 14만5천명, 2008년 16만5천명, 2009년 18만1천명, 2016년 21만2천명, 2018년 22만5천명, 2020년 23만3천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같은 통계의 대상은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기준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원형탈모증, 안드로젠탈모증, 흉터탈모증 등 일부 병적인 탈모증 환자들이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노화나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탈모인은 제외된다.

[그래픽] 탈모증 환자 추이
[그래픽] 탈모증 환자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인스타 @yonhapgraphics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탈모증 진료 환자에 관한 통계자료 외에 발표한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에서 탈모 인구를 1천만 명으로 추정한 적이 없다는 의미다.

건강보험 심사를 담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탈모증 환자 현황 통계를 발표하는데 2019년 23만4천명, 2020년 23만5천명, 2021년(1~11월) 22만6천명이다. 병원 진료가 아닌 보험심사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건보공단과 6개월 정도 시차가 생겨 통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크진 않다.

그렇다면 국내 탈모 인구를 1천만 명으로 추정하는 근거는 어디서 나왔을까?

통계청에선 탈모 인구 통계를 산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관련 업계나 학계에 물어봐도 자체 조사를 했다거나 유사한 통계를 직접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반응은 없다.

탈모 검진
탈모 검진

[연합뉴스 사진자료]

국제두피모발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선 대체로 (국내 탈모 인구를) 1천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1위 가발업체 H사 관계자도 "외부 정보를 참고하고 자체적으로 조사한 데이터는 없다"고 했다. 대한탈모치료학회도 마찬가지다.

탈모증 권위자인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는 유전적인 원인이 가장 큰데 질환으로 보기 애매하고 탈모 환자를 정확히 규정하기도 어렵다"며 "통상 백인 남성은 50~60%가 탈모가 되고 동양인은 그보다 적고 발생 시기도 늦은 편인데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대략 20% 정도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도 남자보다는 적지만 대략 남자의 80% 수준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인구(2021년 5천175만명)중 대략 1천만 명 정도를 탈모로 보는 게 크게 틀리진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탈모 인구 규모가 단기간에 혹은 시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조남준 교수는 "탈모 환자 통계치는 매년 증가하는 걸로 나오지만 실제로 발생 환자가 늘어난다고 보긴 어렵다"며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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