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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다시 등장한 무등산 케이블카, 재탕 그칠까 해법 찾을까

송고시간2022-01-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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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 '접근성 향상' 제안에 케이블카 논의 피할 수 없어

환경부 지침 살펴보니 '실현 가능?'…국립공원 탐방 기조도 변화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시대 "도시철도처럼 공론화하자"

광주의 영산으로 불리는 무등산
광주의 영산으로 불리는 무등산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무등산국립공원 접근성 향상 방안을 논의하자는 이용섭 광주시장의 제안에 케이블카 설치 찬반 논란이 다시 등장했다.

국립공원 탐방 기조가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옮겨가면서 '개발 시대' 논리에 머무는 케이블카 청사진은 성사가 어려운 여건에 놓였다.

무등산 케이블카 논의가 해묵은 찬반 논쟁을 넘어서려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이후에 걸맞은 지평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9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 등에 따르면 국립공원인 무등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면 환경부의 '자연공원 삭도(索道)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에 충족하는 사업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해당 지침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되 주요 봉우리는 피해야 한다'고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 입지를 규정한다.

무등산 케이블카 사업이 중봉 이상 봉우리를 연결하는 구상일 경우 심의 단계에서 반려될 공산이 크다.

정상부에 주둔하는 공군 또한 변수다.

국가 보안시설인 군 기지가 옮겨가지 않는 한 고지대 케이블카 연결 논의는 공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면서 운영수익 등 경제성을 기대할 만한 상부 정류장 입지는 장불재가 유력하다.

무등산 장불재
무등산 장불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무등산 장불재는 입석대와 서석대 등 정상부 주상절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해발 919m의 고갯마루다.

통신사와 방송사의 전파 송신탑, 탐방객 쉼터 등 인공 시설물이 다수 운영 중이고 면적이 넓다는 특징은 상부 정류장 입지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환경부 지침은 '기존 탐방로나 도로의 제한 내지 폐쇄 유도', '기존 탐방로와 연계를 피함' 등 자연 친화적 공원환경 조성을 명분으로 부여한다.

무등산 정상부 길목에 위치한 장불재까지는 군사 작전과 공원 관리 등을 위해 60여 년간 사용된 도로가 놓여 있다.

지금도 당국 승인을 받으면 자동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각국 선수단의 무등산 탐방 편의를 위해 이 길을 따라 친환경차를 운행하자는 제안이 나왔던 배경이다.

장불재는 여러 갈래에서 뻗은 등산로가 만나는 '탐방 기지'이기도 하다.

접근성에만 방점을 둔 사업 계획으로는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하부 정류장의 위치를 정하는 일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무등산 저지대에서 장불재까지 케이블카가 최단 거리로 왕복할 만한 구간의 출발점에는 증심사지구가 자리한다.

무등산 증심사지구
무등산 증심사지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곳에 자리한 증심사와 문빈정사는 환경부 지침이 생태·경관 자원과 함께 보전 대상으로 규정한 전통 사찰이다. 문화재 보존지역과 구획이 포개지기도 한다.

사찰이 속한 문화재 보존지역을 벗어난 증심사지구에는 다수 상업시설과 사유지가 포진한다. 보상 협의 등 난해한 과제가 얽혀 있다.

일각에서는 이주가 예정된 식당들이 늘어선 원효사지구 일원을 대안으로 손꼽는다.

원효사지구에서 장불재로 향하는 경로에는 야생생물 서식지가 다수 분포해있기 때문에 이는 실현 가능성이 작다.

독특한 지질 구성은 케이블카 운행 구간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다.

무등산은 해발 400m를 넘어서면 암반보다 강도가 약한 주상절리의 비중이 커지는 지질 특성을 보인다.

단단한 암반이 철골 지지대를 지탱하면서 야생생물 서식지를 피해 직선으로 연결되는 구간을 찾아야 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송·신년 기자회견에서 "무등산 접근성 향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케이블카 설치 추진을 내포한 이 시장의 발언에 찬반 표명이 이어졌다.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여러 차례 반복한 논란이 재점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 시장이 화두로 던진 무등산 접근성 향상은 케이블카와 관련 없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남긴 과제에 속한다.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보행 약자도 고지대 주상절리대 등 무등산 경관 자원을 누리도록 접근 방안을 확충해야 한다.

교통약자의 발이 되어주는 산악 케이블카(설악산)
교통약자의 발이 되어주는 산악 케이블카(설악산)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악형 국립공원의 정책 기조는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도가 50돌을 맞은 2017년을 즈음해 저지대 탐방문화 확산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고지대 생태를 복원해 야생생물에 돌려주고, 등정 위주의 탐방 문화를 저지대 체류형으로 바꾸는 사업이 전국의 국립공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계획이 환경부 지침과 국립공원 정책 기조 변화를 따라가려면 달라진 여건에 맞춰 새로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허민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공동대표는 "다시 등장한 케이블카 설치 제안이 과거처럼 결론은 못 내고 분란만 일으킨 논쟁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일부 시민단체만 논의에 참여할 것이 아니라 도시철도 2호선 사례처럼 모든 시민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를 거치도록 제안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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