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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아이 대신 개·고양이…이기적" 비판했다 역풍맞아

송고시간2022-01-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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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모르는 위선·성차별…애 대신 키우는 거 아냐"

"저출산 원인은 개인적 이기심 아닌 사회경제적 문제"

예수 공현 축일에 아기 예수상에 입 맞추는 교황
예수 공현 축일에 아기 예수상에 입 맞추는 교황

(바티칸 EPA/ANSA=연합뉴스) 예수 공현 축일인 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아기 예수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날은 예수가 동방 박사들 앞에 자신이 메시아임을 드러낸 일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2022.1.6 sungo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아이를 갖지 않고 강아지, 고양이를 기르는 부부들을 비판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역풍을 맞고 있다.

교황이 현실을 모른다거나 그의 발언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특히 반려동물 주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려동물 주인들은 동물이 아이보다 친환경적이고,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또 아이를 대체하지는 않지만 아이를 갖는 데 따른 재정적·생물학적 어려움을 보상해준다고 말한다.

온라인에서는 '아동 성학대'의 유산과 씨름해온 가톨릭에서 나온 '위선적인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영국 벨파스트의 국민보건서비스(NHS) 관리자인 소피 러스비는 모든 사람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라며 교황의 발언에 대해 "정말 나이브하고 둔감하다"고 꼬집었다.

가톨릭 신자로서 그는 자신이 의학적인 이유로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수치심과 싸워왔다고 고백했다.

또 현재 반려동물 두 마리를 키우고 있지만 아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신 부모, 형제자매, 조카와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았다고 부연했다.

런던 출신의 세공사인 네스티 너지는 소득이 낮고 험난한 노동시장 조건을 고려하면 "오늘날 아이를 갖는 것은 사치"라고 말했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스테프는 "아이 대신 개를 기르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고향 브라이턴에서는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개를 기르고 개를 아이처럼 대한다고 전했다.

본인 역시 해외로 휴가를 떠날 때도 개를 데리고 갔고 '가족의 일원'으로 느낀다고 했다.

벨파스트 퀸스대의 심리학자 데버러 웰스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은 주인의 우울감과 외로움을 줄여주고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사람이 아이의 대체재로서 반려동물을 이용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본인들 역시 의존적이며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주인들이 엄청난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최근 70년간 유럽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그리 단순하게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인구학자 프란체스카 피오리는 저출산은 고용 불안, 비싼 집값, 경제적 불확실성, 육아 준비와 유연근무제 부족 등의 문제를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결정권자들은 저출산을 해결하려면 사람들을 비난할 게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샘프턴대 버니스 쾅은 "가족을 갖고 싶은 인간의 욕구가 줄어든 게 아니라, 이런 상황들이 젊은이들에게 끔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 5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일반인 미사에서 "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거나 한 명만 갖기를 원하면서도 개와 고양이는 두 마리씩 키운다"며 "이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라고 발언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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