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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방식 변화 적응 어려워"…코로나가 부추긴 교원 명퇴 바람

송고시간2022-01-0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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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교사들 "디지털기기 활용 한계"…'일보다 삶' 의식도 한몫

경기교육청 "명퇴 신청 작년보다 늘어"…교원단체 "대책 있어야"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경기도 화성의 한 중학교 담임교사 A(56) 씨는 명퇴 계획을 3년 앞당겼다.

교직 생활 마지막 2∼3년을 학생들 가까이에서 보내기 위해 작년부터 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아쉽지만, 퇴직 신청서를 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온라인 수업이 제법 자리를 잡으면서 앞으로는 예전과 같은 대면 방식으로만 수업이 진행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원격수업 (CG)
원격수업 (CG)

[연합뉴스TV 제공]

후배 교사들은 줌으로 수업을 하면서 동시에 태블릿 PC를 활용해 디지털 '판서' 수업까지 하는데, 줌 수업조차 어려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자괴감마저 든다고 했다.

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공립학교 교원(교장·교감 및 교사)의 명예퇴직은 꾸준히 늘어 최근 3년간은 연간 1천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7년 779명, 2018년 962명, 2019년 1천70명, 2020년 1천219명 등이다.

작년에 1천127명으로 다소 줄었는데, 올해는 다시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올 2월 말 명예퇴직자 명단 마무리 작업 중인 도 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수요조사 결과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명퇴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넉넉하게 편성해 최근 5∼6년간은 신청자 모두 명퇴가 가능했다"며 "그런데 올해는 예상보다 더 많은 교원이 명퇴를 희망해 가용 예산 범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은 이달 중 명예퇴직자 명단을 확정할 방침이다.

교육계에선 증가하는 교원 명퇴 배경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교사CG
교사CG

[연합뉴스TV 제공]

도내 한 초등학교 교감 B씨는 "주변에서 명퇴 신청한 교사 3명에게 물어보니 모두 '회의감', '자괴감'을 이유로 꼽았다"며 "갈수록 학부모들의 민원은 많아지고, 아들·딸 나이대의 학부모에게 교육관을 지적받으면서 일일이 해명하는 것에 지쳤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 교장은 "어느 정도 경력이 차면 기존에 생각하던 교육 방법을 탈피하기가 쉽지 않아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둔해질 수밖에 없다"며 "물론 열심히 배워 수업을 바꿔나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자괴감에 일찍 교단을 떠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특히 장기화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수업 환경의 변화가 명퇴 바람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한 중학교 교장은 "예전처럼 교사를 존중하는 시대도 아니고, 교무실 내에서도 선배 교사라고 더 대접받는 분위기도 없어 일찌감치 퇴직하는 교원들이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로 더 는 것 같다"며 "우리 학교에선 두 분이 명퇴 신청을 했는데, 수업에 대한 열정에도 코로나가 가져온 환경 변화를 너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말고도 일보다 자신의 삶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의식 변화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공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작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7천9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8%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이나 스트레스(3개 복수 응답)로는 '원격수업 시행 및 학습격차 해소 노력(20.9%)', '학사일정 및 교육과정 운영(14.2%)' 등을 꼽았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은 하루 이틀 교육한다고 해서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교육 당국은 지나치게 교사 개인의 역량에 모든 것을 맡겨왔던 것 같다"며 "온라인 수업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을 위해 당국이 나서 우수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배포해 교사의 부담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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