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백신 거부' 조코비치 사태서 어김없이 등장한 동유럽 차별론

송고시간2022-01-07 19:21

댓글

영국 BBC, 남자 테니스 세계 1위지만 '호불호' 갈리는 이유 분석

노바크 조코비치
노바크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남자 테니스의 '빅3' 가운데 로저 페더러(16위·스위스)나 라파엘 나달(6위·스페인)보다 인기가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페더러는 전성기가 지났지만,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19년 연속 선정됐을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린다.

나달 역시 오랜 시간 페더러의 라이벌로 군림하며 많은 팬을 확보한 반면 조코비치는 이 둘에 비하면 다소 약한 '팬덤'을 가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영국 BBC 방송은 호주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조코비치 소식을 다루며 7일 '왜 세계 1위 선수인데 평가가 양극단으로 나뉘는가'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고 있는 조코비치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 테니스 출전을 위해 5일 호주에 도착했지만, 입국하지 못했다.

호주 땅을 밟으려면 백신을 반드시 맞아야 하는데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 입국하려 했다. 호주 연방 정부는 그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조코비치가 머무는 멜버른 시내 호텔 근처에 모인 조코비치 지지 시위대
조코비치가 머무는 멜버른 시내 호텔 근처에 모인 조코비치 지지 시위대

[EPA=연합뉴스]

조코비치의 부친 스르잔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와 서방이 조코비치가 세르비아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했다.

조코비치가 동유럽 출신이라는 이유로 미국이나 유럽 팬들이 그를 페더러나 나달만큼 좋아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있었다.

이번에 호주 입국 거부 사태에서도 어김없이 '동유럽 출신 차별론'이 등장한 셈이다.

BBC는 먼저 2019년 윔블던 결승전을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당시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격돌한 이 경기에서 팬 대부분이 페더러를 일방적으로 응원했다는 것이다. BBC는 "테니스 코트가 아니라 축구 경기장 같았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조코비치가 동유럽 출신이라 그랬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38세였던 페더러가 어쩌면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노장'을 예우한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만일 조코비치가 38세 때 자신보다 6살 어린 미국이나 서유럽 선수와 윔블던 결승에서 만난다면 팬들은 조코비치에게 더 많은 응원을 보낼 것이라는 예상과 같은 맥락이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기자 회견을 연 조코비치의 부모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기자 회견을 연 조코비치의 부모

[로이터=연합뉴스]

물론 동유럽 출신인 조코비치를 좋아하지 않는 팬들도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BBC는 그가 일으킨 여러 논란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호주오픈 8강에서 조코비치는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상대하며 복근 부상으로 힘들어하는 듯하다가 결국 3-2로 이겼다. 프리츠는 패한 뒤 "정말 복근 상태가 안 좋았다면 기권했을 것"이라며 조코비치의 '꾀병'을 의심하기도 했다.

또 2020년 US오픈 때는 공으로 선심을 맞혀 실격패 당하기도 했고,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던 2020년 6월에는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에서 미니 투어를 개최했다가 참가한 선수와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때 조코비치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호주오픈 때는 호주 입국 후 방역 수칙을 완화해달라고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BBC는 이처럼 조코비치가 논란의 주인공이면서도 페더러나 나달만큼 팬들의 응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분석해 시선을 끌었다.

다른 선수들의 동작을 흉내 내거나 코트 인터뷰 때 구사하는 재치 있는 유머는 충분히 매력적이며 지난해 US오픈 결승전 도중 조코비치가 흘린 눈물도 그 증거라는 것이다.

당시 조코비치는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와 결승전을 이겼더라면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조코비치가 1, 2세트를 내주고 3세트에서도 2-5로 끌려가다 4-5로 겨우 추격하던 때 미국 뉴욕 팬들이 조코비치를 응원하는 박수를 보냈다.

조코비치는 경기 도중에도 눈물을 참지 못했고, 결국 경기에서는 졌지만 인터뷰에서 "뉴욕에서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라며 "여러분의 응원 덕에 제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고, 코트에서 매우 특별한 감정을 느낀 행복한 사람"이라고 감격했다.

BBC는 "조코비치는 특히 메이저 대회에서 페더러나 나달만큼의 응원을 받아본 적이 없고, 특히 US오픈에서는 때때로 적대적인 반응도 나왔다"며 조코비치가 경기에서 패하면서도 '기쁨의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조코비치가 머무는 호주 멜버른 시내 호텔 주위에 몰려든 조코비치의 팬들.
조코비치가 머무는 호주 멜버른 시내 호텔 주위에 몰려든 조코비치의 팬들.

[로이터=연합뉴스]

세르비아 기자인 사사 오즈모는 BBC와 인터뷰에서 "조코비치가 불공평한 대우를 오랜 기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가 가끔 저지르는 실수들은 그런 대접의 빌미가 됐고, 그의 긍정적인 부분들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거부 사태를 '동유럽 출신 선수 차별'로 연관 짓기엔 무리가 따른다.

조코비치가 코로나19 백신만 맞았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나 호주 정부에 '특혜'를 요구하지 않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요청해 이를 받은 뒤 호주로 입국하려다가 거부당한 것은 오히려 호주 출입국 관리 업무상 문제로 볼 여지도 있다.

BBC는 "법적 대응에 나선 조코비치가 올해 호주오픈에 출전하더라도 팬들은 그에게 야유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코비치의 아내 옐레나는 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오늘은 우리들의 크리스마스"라며 "남편에게 보내주는 응원에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7일은 조코비치가 믿는 세르비아 정교회가 크리스마스로 지내는 날이다.

emailid@yna.co.kr

핫뉴스

더보기
    /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