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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급랭 비상에 중국 "언덕 넘는 고비"…투자 신속 집행 채근

송고시간2022-01-1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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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약발' 다한 가운데 상반기 인프라 집중 투자로 충격 완화 시도

지방 정부 부채 압력 속 투자 '사보타주' 극복 관건

중국의 경제 발전의 상징인 상하이 푸둥신구 루자쭈이 금융가의 마천루들
중국의 경제 발전의 상징인 상하이 푸둥신구 루자쭈이 금융가의 마천루들

[촬영 차대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중앙 정부가 경기 급랭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점 투자 프로젝트를 서둘러 집행하라고 관계 당국과 각 지방 정부에 주문했다.

코로나19 충격이 가해진 2020년과 같은 고강도 경기부양 여력이 없는 가운데 가용 재원을 경기 운용의 고비가 될 올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부채 압력에 직면한 일선 지방 정부의 소극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11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계획·2021∼2025년) 및 기타 특별계획 차원에서 확정된 주요 투자의 집행을 더욱 서두르기로 했다.

국무원은 "현재 경제가 언덕을 넘는 고비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안정적 성장 목표를 더욱 두드러진 지위에 올려놓은 가운데 최종소비와 유효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새로운 경제 하방 압력을 버텨내고 1분기와 상반기 경제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무원은 '물이 넘쳐흐를 정도로 농경지에 물을 댄다'는 뜻으로 과도한 부양 조치를 상징하는 '대수만관'(大水漫灌)을 하지 않는 원칙을 견지한다고 밝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크게 확대하기보다는 집행 시기를 앞당기는 대응에 나섰음을 시사했다.

국무원은 작년 3월 확정된 14·5계획에서 확정된 102개 중대 프로젝트와 특수목적 채권 발행 대상 프로젝트들의 건설을 서두르라고 촉구하면서 식량·에너지 안보, 선진 제조업·하이테크 산업, 교통·물류, 인터넷 통신, 보장성(서민 지원) 주택, 수리(水利) 등 분야를 구체적으로 거명했다.

특히 국무원은 계획된 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지방 정부를 정면으로 질타하면서 투자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국무원은 "신규 착공 프로젝트가 감소한 지방은 업무를 강화해 부진한 상황을 만회해야 한다"며 "작년 4분기에 발행된 1조2천억 위안(약 224조원) 규모의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발행 자금을 조속히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작년 말 1조4천600억 위안(약 274조원) 규모의 2022년도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미리 각 지방 정부에 배정했다. 이는 2022년 예산이 확정되는 3월 전인대 연례 전체회의 전까지 공백 없이 투자가 이뤄지게 하기 위한 조처다.

중국이 이처럼 공공투자 조기 집행을 서두르는 것은 올해 상반기 자국 경제에 가해질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18.3%까지 올랐다가 3분기에는 4.9%로 떨어졌고 주요 기관은 4분기 성장률이 3%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중국 당국은 올 상반기, 특히 일반적으로 공공투자의 공백기로 여겨지는 1분기에 투자를 조기 집행함으로써 경기가 작년 4분기 바닥을 찍고 안정화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연간 기준으로도 중국의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중국 당국의 고민이 크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20년 2.3%에서 올해는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8.0%로 잠시 반등할 전망이다. 그러나 2년 평균 성장 속도는 약 5.2%로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의 6.1%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5.3%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충격으로 중국의 3대 경제성장 엔진 중 소비와 투자가 장기간 부진한 가운데 '코로나 특수' 덕에 그나마 홀로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던 수출마저 올해부터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돼 중국으로는 경기 둔화 충격을 최소화할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의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돼 추가 통화 완화 정책의 공간도 그리 넓지 않은 중국이 투자 조기 집행이라는 '운용의 미'로 경제 난관을 돌파하기로 방향을 잡았지만 막상 일선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지방 당국의 '사보타주'(태업)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정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중앙 정부가 음성 채무를 비롯한 지방 정부의 채무 비율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지방 정부들은 중앙이 내려준 특수목적채권조차 제대로 발행하지 않거나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자금의 집행을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 정부가 벌이는 특정 사업 재원 확보 목적으로 발행되는 특수목적채권은 발행 한도를 정해준 중앙 정부가 아닌 지방 정부가 최종적으로 갚아야 한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의 전년 동기 대비 인프라 시설 투자 증가율 작년 1∼2월(춘제 관계로 한 번만 발표) 36.6%에서 작년 11월 -0.2%로 급락했다.

장밍(張明)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부소장은 학술지 금융박람(金融博覽) 기고문에서 "인프라 투자 증가 속도가 현저히 낮아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 지방정부가 채무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인프라 투자에 쓸 재정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지방 책임자들이 지방의 금융 위험 해소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채무를 지려는 적극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기 안정화다 시급한 상황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시대를 열 행사인 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안정적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밀어붙이면서 관계 당국과 지방 정부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핵심 경제 관료인 한원슈(韓文秀) 중앙재경위 판공실 부주임은 지난 5일 관영 잡지 랴오왕(瞭望) 기고 글에서 "거시경제 안정은 경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부동산·사교육 등을 대상으로 고강도 '구조 개혁'에 주력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경제 안정 유지가 중국공산당 차원의 최우선 목표가 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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