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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변속하니 '부웅∼'…급발진 규명하라" A씨 유족의 절규

송고시간2022-01-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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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통해 16년 무사고 운전자의 억울한 죽음 호소

3년간 전국서 급발진 의심 신고 98건…입증 사례는 거의 없어

급발진 의심 사고 피해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피해 차량

[독자제공]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지난달 21일 오후 2시 47분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주택가에서 A(64)씨의 승용차가 갑자기 뒤로 돌진했다.

튕기듯이 움직인 차량은 점차 속도를 내더니 약 30m 떨어진 주택 담벼락을 충돌하고 60m를 더 질주해 도로에 주차해 있던 5t 트럭을 들이받았다.

90여m를 움직이는 사이 차량 속도는 26㎞/h에서 68㎞/h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엔진 회전수(RPM)도 3천rpm에서 6천rpm까지 높아졌다.

사고 충격으로 A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열흘 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여러 가지 정황에 미뤄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한다.

A씨의 동생은 "블랙박스를 확인해보니 누나가 기어를 변경하자마자 차가 '부웅'하는 굉음을 내며 돌진했다"며 "차분한 성격의 누나는 접촉사고 피해 1건 외에는 16년간 무사고의 베테랑 운전자"라고 차량 결함에 무게를 실었다.

사고 차량은 출고한 지 여덟 달 된 새 차로 전해졌다.

사고조사 과정에서 운전미숙 가능성 등이 언급되자 유족들은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13일 오후 4시까지 3천372명이 공감했다.

A씨 경우처럼 최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차량이 갑자기 가속하는 급발진 피해 호소가 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급발진 의심 신고는 2019년 33건, 이듬해 25건, 지난해 40건으로 증가 추세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급발진 사고로 인정된 사례는 거의 없다.

A씨 사고도 경찰 조사에서는 특별한 차량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결과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없다"며 "주변 건물이나 차량에 설치된 CCTV도 확인했는데, 브레이크등도 켜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DR 기록이나 브레이크 점등 여부로만 급발진을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동차 명장으로 불리는 박병일 카123텍 대표는 "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았더라도 급발진은 발생할 수 있다"며 "망가진 차량 EDR에 기록된 데이터도 정확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차량 전체를 스캔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감정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차량의 EDR을 보냈다.

급발진 피해 신고가 잇따르는 만큼 자동자 제조사에 입증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대법원판결이 남았지만, 국내에서 급발진 사고가 인정된 사례는 지난 2018년에 발생한 호남고속도로 BMW 교통사고 1건뿐"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처럼 급발진 추정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대신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결함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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