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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제설제 염화칼슘이 강아지에게 화상 입힌다?

송고시간2022-01-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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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화상 경고하는 언론보도·인터넷 게시글 등 많아

전문가들 "염화칼슘 녹을 때 발열 현상…화상 입힐 정도는 아냐"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겨울철 강설 예보가 있을 때마다 눈보다 먼저 도로 위에 하얗게 뿌려지는 제설제를 흔히 볼 수 있다.

제설제로 많이 쓰이는 염화칼슘은 염소 성분 때문에 차량 부식, 도로 손상, 환경오염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선 염화칼슘이 반려동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염화칼슘이 반려견에게 화상을 입힐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유사한 내용의 언론 보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염화칼슘이 인체나 반려동물에 실제로 어느 정도 유해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팩트체크] 제설제 염화칼슘이 강아지에게 화상 입힌다? - 1

염화칼슘은 염소와 칼슘의 화합물로 물에 녹으면 어는점을 낮춰 눈을 녹이는 작용을 한다. 농도를 최대치인 30%까지 높이면 물의 결빙점을 -52℃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염화칼슘은 물에 녹을 때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변의 눈이나 얼음을 잘 녹일 수 있다. 제설제를 연구하는 한국도로공사 산하 도로교통연구원에 문의한 결과, 물 1kg에 염화칼슘 1몰(1mole·111g)을 녹일 때 온도가 19.4℃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농도 11%인 경우 물 온도가 20℃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농도를 30%로 높이면 녹는 순간 최대 60℃ 정도까지 올릴 수도 있지만, 주변 온도 때문에 금방 식는다고 한다.

강아지가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는 이 같은 염화칼슘의 발열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면에 염화칼슘을 뿌린 뒤 눈이나 얼음에 닿아 녹을 경우 온도 상승은 따뜻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이찬영 도로교통연구원 박사는 "겨울철 땅바닥 온도가 차가운데 염화칼슘을 뿌리면 차가운 온도가 조금 올라가는 정도지 뜨거울 정도는 아니다. 염화칼슘 용액을 만드는 탱크를 손으로 만져보면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화칼슘이 피부에 닿으면 따갑거나 하진 않고 미끌미끌한데 오래 닿으면 좋지야 않겠지만 고통이 느껴지거나 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염화칼슘은 제설 효과가 좋고 가격이 저렴해 제설제로 널리 쓰이지만, 제설제로 쓸 때는 보통 소금과 함께 사용한다. 고속도로에는 고체 소금과 농도 30% 염화칼슘 용액을 7대 3 비율로 살포하고, 서울 시내 도로의 경우 소금 40%, 염화칼슘 35%, 친환경 제설제 25%를 혼합해 살포하고 있다고 한다.

도로에 뿌려진 제설제
도로에 뿌려진 제설제

연합뉴스 사진자료]

염화칼슘 때문에 강아지가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보도는 2020년께부터 본격적으로 눈에 띄는데 뚜렷한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수의사들이나 수의대 교수들에게 문의해봐도 마찬가지다.

한 수의대 교수는 "반려동물에 대한 염화칼슘의 위해성 연구는 아직 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 동물병원 원장은 "(염화칼슘으로 인한) 화상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게 문제가 될 게 있다면 지침이 내려왔을 거 같은데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차진원 월드펫동물병원 원장은 "개 발바닥이 염화칼슘에 닿아 정상적인 상태보다 약해진 상황에서 산책하다 보면 벗겨지거나 발적이 생길 수 있으니 보호자가 화상으로 느낄 수 있을 듯하다"며 "그보다 발에 묻은 염화칼슘을 핥으면 위장이나 콩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겨울철 산책 후엔 잘 씻기고 말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염화칼슘이 인체에 직접 미치는 유해성도 뚜렷이 확인된 건 없다고 한다.

성창호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피부나 호흡기 자극이 있기는 하지만 독성이 큰 물질은 아니다. 발암, 생식독성, 장기나 신경 손상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건 없다"며 "소금도 과량 복용하면 몸에 안 좋듯이 용량이 중요한데, 염소와 칼슘은 생명체에 필수 원소여서 염화칼슘을 식품첨가물이나 주사제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제설제
친환경 제설제

[연합뉴스 사진자료]

하지만 염화칼슘은 포장도로나 교량, 터널 등 구조물을 부식시키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등 부작용 때문에 가급적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창호 연구관은 "염화칼슘은 소금과 마찬가지로 염소 성분 때문에 철재나 콘크리트를 쉽게 부식시키고 차체도 부식시킬 수 있다"며 "게다가 토양 속에 축적돼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손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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