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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진실규명 1호 신청자 "고문후유증 60년 정신병원 신세"

송고시간2022-01-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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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진실화해위 창원사무소 개소, 이영조 씨 "형님 한 풀어야"

3·15의거 1호 진실규명 신청자
3·15의거 1호 진실규명 신청자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1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민원센터에서 열린 '3·15의거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화해위원회 창원사무소' 개소식에서 1호 진실규명 신청자인 이영조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2.1.21 image@yna.co.kr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고문 후유증으로 평생 정신병원에 계시는 형님의 한을 꼭 풀어 주고 싶습니다."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 의거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화해위원회 창원사무소'에서 만난 이영조(75)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취재진에게 말했다.

그는 이날 개소식을 하고 문을 연 사무소 1호 진상규명 신청자다.

이 씨는 3·15 의거 중 경찰에 고문받아 수십 년간 고통받는 형님 이모(81)씨의 한을 풀고자 개소식 30분 전부터 현장을 찾았다.

그는 형님 억울함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아침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8남매 중 넷째인 이 씨는 바로 위 셋째 형님과 우애가 깊었다.

그러나 당시 주경야독하던 형은 의거 중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병이 생겼다.

이후 영조 씨 친형은 60년 넘게 부산, 창원 등 정신병원에서 홀로 치료를 받는 중이다.

그는 신청서 제출 이전에도 경찰, 국가보훈청 등을 여러 차례 찾았지만 '증거 없이는 하소연만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해서 들었다.

영조 씨는 "저 이전에도 돌아가신 다른 형님들도 노력했는데 '증거가 없다'는 말만 듣고 진상규명을 할 기회도 얻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결과(형님 후유증)가 있는데 원인(기록)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끈질기게 의거 관련 형님의 기록을 찾아다녔다.

수소문한 끝에 지난해 대전에 위치한 국가기록원에서 형님이 검찰로 송치된 기록이 담긴 형사기록부를 찾았다.

영조 씨는 형사기록부와 함께 신청서를 이날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직접 제출했다.

그는 제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80대 형님이 의거 후유증으로 결혼도 못 하고 평생을 정신병원에 계시는데 그 한이라도 풀어주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진실규명을 위한 첫걸음
진실규명을 위한 첫걸음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1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민원센터에서 열린 '3·15의거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화해위원회 창원사무소' 개소식에서 1호 진실규명 신청자인 이영조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접수증을 들고 있다. 2022.1.21 image@yna.co.kr

그가 작성한 신청 취지에는 '십 대 후반의 어린 나이로 3·15 의거 민주항쟁에 참여해 심한 부상 후유증으로 이후 팔십여 년 한평생을 혈혈단신 병마(조현병)와 싸우며 고통과 외로움으로 청춘을 잃어버린 인생 마지막 한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고 작성됐다.

그는 결과가 나오면 제일 먼저 형님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겠다고 울먹였다.

3·15의거는 이승만 정부가 자행한 부정선거에 항거해 1960년 3월 15일부터 4월 13일까지 마산에서 일어난 최초의 유혈 민주화운동이며 4·19혁명이 일어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하지만 4·19혁명에 가려 제대로 된 법적 평가를 받지 못하다 지난해 최형두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3·15의거 특별법'이 제정됐고, 참여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길이 열렸다.

그리고 이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3·15의거의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화해위원회 창원사무소'가 개소했다.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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