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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유족연금 91%가 여성…"연금 늘려 여성노인 빈곤 줄이자"

송고시간2022-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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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평균 30만원 넘었지만 기초연금보다 적어…최저생계비 절반 수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소득분배지표 자료(2021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1.4%에 이른다. 18세에서 65세 미만 근로 연령 인구의 빈곤율(11.1%)보다 훨씬 높다.

특히 성별 빈곤율은 여성 노인이 46.8%로 남성 노인(34.5%)보다 높다.

이른바 '빈곤의 여성화'(feminization of poverty) 현상으로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현세대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빈곤한 이유를 놓고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어 배우자가 숨지고서 혼자 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게 주요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남자는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집에서 가사를 돌본다'라는 전통적인 사회경제적 상황이 오래가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제한되고, 노후 소득의 대부분을 남편이 근로기간에 축적한 연금과 자산에 의존하는 현실도 한몫한다.

따라서 배우자와 사별한 여성 노인은 배우자 생존 때보다 공적 연금액이 줄어들면서 빈곤에 더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연금 유족연금 (PG)
국민연금 유족연금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사별이 여성노인 빈곤에 직접 영향 줄까…국내 연구는 아직 없어

노후소득 보장 장치로 오랫동안 공적 연금제도가 뿌리내린 서구 사회에서는 남편의 사망 이후 혼자 살게 된 여성 노인의 경우 총소득과 공적 연금이 줄어들고, 특히 공적 연금 감소로 빈곤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구와 비교해 공적 연금의 역사가 짧아서인지 아직은 배우자 사망에 따른 공적 연금 감소가 여성 노인의 소득과 빈곤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민연금연구원의 '여성 노인의 빈곤 이행에 대한 배우자 사망과 공적 연금 변동의 위험률' 연구보고서(성혜영 부연구위원·이은영 전문연구원)를 보면 높은 연령과 낮은 교육 수준, 대도시 이외에 거주 등의 변수는 여성 노인을 빈곤에 빠뜨리는 데 영향을 줬다. 반면 여성 노인이 취업한 상태이거나 동거 가족 수가 많은 경우에는 빈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배우자 사망 여부는 여성 노인의 빈곤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배우자 사망 이후 여성 노인의 공적 연금 소득이 줄었지만, 이것도 여성 노인이 배우자 생존 때보다 더 빈곤 상태로 추락하는 등 유의한 영향을 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우자를 잃은 여성 노인이 공적 연금소득 감소로 곧바로 빈곤에 빠진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연구진은 국민연금 역사가 길지 않아 수급액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사적 이전소득이 높고, 사별 이후에는 자녀와 동거하는 경우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의 78%가 월 50만원 미만의 연금을 받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갈수록 국민연금 수급자와 수급액이 증가하게 되면 서구 사회와 마찬가지로 배우자 사망으로 공적 연금 소득이 줄어들면서 여성 노인이 빈곤에 허덕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적정 수준의 급여를 보장하는 등 유족연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시민단체 "소득대체율 턱없이 낮은 유족연금 현실화해야"

지난해 9월 기준 유족연금 수급자 86만5천328명 가운데 여성이 78만8천655명(91%)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유족연금이 남편을 잃은 여성 배우자의 연금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그런데 유족연금 평균액은 월 30만1천228원에 그쳤다. 1988년 국민연금 시행 이후 33년 만에 월 30만원을 넘었지만,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도 받는 기초연금(올해 월 30만7천500원)보다도 적다.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약 58만원)의 절반 정도에 머문다.

[문혜원 제작]

[문혜원 제작]

이렇게 유족연금이 적은 이유는 국민연금 평균 가입기간이 17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짧아 노후연금 액수가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국민연금 평균액은 월 55만3천654원에 그쳤다.

가입 기간별 유족연금의 소득대체율은 10년 미만 8%, 10년 이상∼20년 미만 10%, 20년 12% 등으로 국제노동기구(ILO) 조약에 따른 최저급여기준 40%에 훨씬 못 미친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생애 평균소득과 대비한 노후 수령액의 비중을 말한다. 연금급여율이라고도 한다. 소득대체율 40%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40년 기준) 월 평균소득이 100만원이라면 나중에 연금으로 월 40만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가입 기간이 짧을수록 지급률을 낮게 차등 적용하고, 이른바 '의제 가입 기간'을 20년으로 짧게 설정한 것도 유족연금 급여 수준이 낮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의제 가입 기간은 사망자의 가입 기간이 20년이 안 되면 20년간 가입한 것으로 간주해 유족연금의 기본연금액을 계산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유족연금 지급률은 사망자의 가입 기간에 따라 40∼60%로 다르다. 사망자의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액(20년 가입 전제)의 40%를 유족이 받는다. 가입 기간 10∼20년 미만은 50%, 20년 이상은 60%다.

연금 관련 시민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최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요구안을 발표하며 "유족연금에 적용되는 기본연금액을 소득대체율 50% 기준으로 적용하고, 유족연금 지급률을 사망자의 가입 기간에 상관없이 기본연금액의 60%로 일치시켜 적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018년 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당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도 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차등을 없애고 유족연금 지급률을 기본연금액의 60%로 일괄해서 통일하도록 권고했지만, 연금개혁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유족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사람이나 노령연금 수급권자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 장애 연금 수급권자가 숨지면 이들에 의존해온 유족이 생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지급하는 연금급여다.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를 가진 유족의 범위와 순위는 배우자, 자녀(만 25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 부모(만 61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 손자녀(만 19세 미만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 조부모(만 61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 등으로 법으로 순위가 정해져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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