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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집도 정육점도 한숨만…오미크론 덮친 두번째 '코로나 설'

송고시간2022-01-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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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고기도 가격 올라 착잡…간판 선물 LA 갈비 자취 감추기도

선물용 떡 포장에 한창인 낙원동 떡집
선물용 떡 포장에 한창인 낙원동 떡집

[촬영 오진송]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조다운 기자 = "주문량이 지난 추석의 반도 안 돼요. 이제는 장사가 안되는 게 아니라 망해 빠진 거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낙원동 떡집 거리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지난해 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소식에 올 설은 다를 것이라 기대했던 상인들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탓에 또다시 대목 없는 명절을 맞게 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낙원동에서 4대째 떡집을 운영하는 이모(78)씨는 "예전엔 가게 한쪽에 떡을 쌓아놓고 팔았는데 지금은 고작 이 정도다. 거의 장사가 안된다고 보면 된다"며 작은 일회용기에 포장된 약밥과 개피떡을 가리켰다.

간간이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었지만, 이씨는 "설 앞두고 찾아오는 손님은 평년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 선물 세트 주문량도 절반으로 떨어져서 아예 떡 만드는 양을 줄였다"며 "20년째 떡값도 안 올리고 있지만,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길 건너에서 3대째 떡집을 하는 이모(66)씨도 "거리두기가 완화됐을 때는 그래도 사정이 조금 나았다. 그런데 오미크론 때문에 확진자 늘어나니까 길에 사람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명절이면 떡을 선물로 돌리던 주변 회사들이 어려워진 것도 떡집 매출 하락에 한몫했다. 한 떡집 직원은 "을지로 여행사와 은행들이 명절이면 떡을 단체로 주문했는데, 2년 전부터는 그런 주문이 사라졌다"며 고개를 저었다.

가족들이 모이지 못하면서 떡국용 가래떡 주문도 줄었다고 한다. 종로 토박이들이 주요 고객이라는 한 떡집 사장 장모(35)씨는 "전에는 떡국 떡을 한 번에 2㎏씩 가져가시기도 했는데 지금은 300∼500g이 전부"라며 "사람이 한 번에 많이 모이지를 못하니 이런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설 명절 앞둔 마장동 축산물시장
설 명절 앞둔 마장동 축산물시장

[촬영 차지욱]

설이면 고향에 들고 갈 소고기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텅 빈 가게를 바라보며 멀찍이 담배를 피우고 있던 서용원(58)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시장에 사람이 많아 이리저리 부딪히고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며 "작년엔 아르바이트생도 2명이나 썼고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손님을 받았는데 지금은 남은 직원도 노는 판"이라고 토로했다.

고깃값은 올랐는데 인심은 팍팍해졌다고 상인들은 근심했다. 서씨는 "작년 추석 때까지만 해도 갈비가 2만 8천원이었는데 지금은 3만원이다. 미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와 작업자들이 작업을 안 하니 물량이 30% 줄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안병숙(64)씨는 "작년에는 선물 세트도 170∼180개 나갔는데 이번엔 50∼60개가 끝이다"라며 "사람들이 갈비 사러 왔다가 가격을 보고 기절하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안씨는 며느리에게 만 원짜리 돼지목살을 오천 원에 팔라고 하며 "안 팔면 버려야 하니까 본전이라도 건지려고 그러는 거지"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설 명절 대표 음식인 'LA갈비'를 아예 매대에서 뺀 가게도 있었다. 상회를 운영하는 60대 조씨는 "수입산 소고기가 모두 작년보다 20∼30%는 올라 팔아도 마진이 안 남아 올해는 LA갈비를 판매하지 않는다"며 "한우 선물세트도 가장 저렴한 15만원짜리가 많이 나간다"고 한숨을 쉬었다.

불황 속에서 상인들은 새로운 고기 품종을 들이는 등 자구책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딸과 함께 손님을 모으던 이근응(74)씨는 "갈빗값이 올라서 비싸다고 다들 가버리는데 백화점에서만 파는 블랙앵거스는 잘 나간다"며 "블랙앵거스 선물세트 주문은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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