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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안철수가 띄운 '공적연금 통합안' 실현될 수 있을까

송고시간2022-02-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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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3대 직역연금 형평성 논란 지속…통합방식 두고 입장차

20대 대선 공적연금 토론회
20대 대선 공적연금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7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20대 대선 공적연금 토론회에서 이찬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2022.2.7 andphotodo@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일본처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다 통합해서 국민연금 수준으로 맞추고, 자기들이 내는 것만큼만 가지고 가도록 하면 된다."

"국민연금 개혁보다 시급한 게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인데 그건 왜 언급하지 않나. 지금도 국민 세금 쏟아붓고 있는 공무원연금, 군인연금부터 개혁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 관련 보도가 나오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댓글들이다.

기금 고갈로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국민연금을 손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과 처방이 나올 때마다 '왜 국민연금 가입자만 부담은 늘고 혜택은 줄어드는 쪽으로 피해를 봐야 하느냐'라는 분노가 표출되는 셈이다.

국민연금에 손대려면 먼저 공무원연금 같은 직역 연금부터 바꾸거나 형평성 차원에서 통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런 원성이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좀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2019년 기준으로 국민연금 수급자가 1인당 받는 돈은 월평균 37만원에 불과했지만, 퇴직공무원 1인당 월평균 퇴직연금 지급액은 240만원에 달했다. 수령액에서 하늘과 땅 차이만큼 격차가 크다.

공무원연금이 '귀족 연금', 국민연금이 '용돈 연금'이라 불리는 까닭이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 몇 차례 개혁에도 형평성 논란 해소 안 돼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간 형평성 논란이 일자 공무원연금은 그동안 몇 차례 개혁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1995년, 2000년, 2009년, 2015년 등 4차례 이뤄졌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더 유리한 구조로 설계돼 있기에 여전히 개혁이 미흡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무원들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보험료를 더 많이 낸다"고 항변하지만, 자신들이 더 많이 낸 만큼만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납부한 연금 대비 수익비를 보면 공무원연금(1.48배)과 국민연금(1.50배)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는 2010년 이후 신규 임용 공무원에게만 해당한다. 한국개발연구원 추계에 따르면 실제로는 30년 가입 기준 3.7배(1988년 임용), 3.3배(1998년 임용), 2.8배(2008년 임용)로 크게 차이가 난다.

국민연금이 1을 내면 2를 받는 구조라면, 공무원연금은 1을 내고 3.4를 받는 구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실제로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이후에도 공무원연금은 연금액이 후한 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무원연금공단과 국민연금공단에 요구해 2020년 각 연금 가입자 예상 연금액을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공무원의 30년 재직기간 평균급여를 503만원으로 가정할 때 예상 연금액은 월 267만5천600원에 달했다. 동일한 소득(503만원)으로 동일 기간 국민연금 가입자의 예상 연금액은 월 113만5천원으로, 공무원연금이 2.36배가량 많았다.

[그래픽]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납부액 대비 수익률
[그래픽]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납부액 대비 수익률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이렇다 보니 몇 차례 개혁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 적자는 줄어들기는커녕 2020년 2조2천억원에서 2028년 5조1천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연금의 적자 폭이 커지는 것은 그동안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물론 국민연금보다 공무원연금의 가입 기간이 훨씬 길고, 퇴직금 명목으로 보험료를 더 많이 낸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실제로 공무원의 평균 가입 기간은 33년이나 되지만,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20년 안팎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독일, 미국, 일본, 핀란드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공무원연금액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들 국가는 공무원연금과 소득비례연금(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연금지급률(소득대체율)을 같게 했다.

일본은 2015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아예 통합했다.

이 때문에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국민 정서는 뿌리 깊고 강하다.

이런 정서를 반영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모든 공적연금 통합'을 기치로 내건 국민연금 관련 공약이 다른 대선후보들의 호응을 받아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 연금 통합 방식·시기 두고 의견 분분

안 후보가 내세운 연금개혁 공약의 핵심은 일본처럼 이른바 '동일연금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3개 특수직역연금은 보험료율과 급여 수준(소득대체율), 국가와 사용주의 부담 비율, 연금개시 연령 등에서 서로 다른 비율과 구조로 돼 있는데 이를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일원화하자는 방안이다.

다만 공적연금 통합 과정에서 제도 개편 이전의 기득권은 인정하고 제도개혁 이후에는 모든 공적연금 가입자는 가입 시점과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세대 간 형평성을 확보하자고 했다.

각 연금의 가입자와 재정, 조직(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사학연금공단, 군인연금공단)을 합치자는 게 아니라,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의 기준과 맞춰서 공평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발표하며 맞장구를 쳤다.

심 후보는 7일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을 국민연금 방식으로 통합하겠다"면서 "이제 노후는 직역을 떠나 함께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며 앞으로 신규 공무원들에게 국민연금 제도(기준)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지난 3일 TV 토론회에서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3대 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특수 직역 연금의 부실 정도가 더 심하기 때문에 통합하면 국민연금의 부실이 가속화된다"며 "조금 더 검토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래픽]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
[그래픽]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온도 차이가 있다.

한국연금학회 윤석명 회장(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신규 공무원이 국민연금 가입자로 들어오는 미국식 연금통합방안은 불가능하지만, 일본식 통합방안은 재정부담은 그다지 늘지 않으면서 국가부채는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인 오건호 박사도 "각 연금 간 재정·급여구조까지 통합하는 게 아닌 데다 수리분석을 해보면, 민간 방식으로 공무원도 퇴직연금을 받기에 그렇게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며 "동일연금으로 공적 연금을 통합하면 공무원도 이참에 특혜를 받는다는 식의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기준에 맞추면 현재 18%인 공무원연금 보험료율을 9%로 낮춰야 하는데, 그러면 들어오는 보험료가 줄어들고 퇴직금도 당장 줘야 해서 연금통합 이후 몇 년간은 그만큼 공무원연금에 국고보조금을 더 투입해야 하기에 재정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근본적이고 바람직한 개혁 방향이긴 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고, 국민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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