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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91년 이래 최저' 5.5% 성장목표…국방비는 7%대로 늘려(종합3보)

송고시간2022-03-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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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총리, 전인대 업무 보고…"'안정 우선, 안정 속 성장' 기조 견지"

감세·민생 부각, 대외강경메시지 자제…시진핑 '대관식' 앞둔 '안전운행' 강조

전인대 업무보고하는 리커창 총리
전인대 업무보고하는 리커창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 상하이=연합뉴스) 조준형 차대운 한종구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안팎의 악재 속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1년 만의 최저 수준인 '5.5% 안팎'으로 제시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행한 업무 보고를 통해 이 같은 경제 정책 목표를 내 놓았다.

중국 총리의 전인대 업무보고는 그해 중국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또 중국 정부는 안정적 경제 운용을 위해 '공동부유'로 대표되는 '홍색 드라이브'의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감세를 포함한 친(親) 시장 정책에 상대적으로 더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반면 국방 예산은 201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인 7.1% 증액으로 책정하면서 미국의 전방위적 대 중국 압박 정책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 1991년 이래 최저 성장률 목표…일자리 창출 강조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인 '5.5% 안팎'은 작년 전인대 때 제시한 '6% 이상' 목표보다 하향 조정한 것이자 톈안먼(天安門) 시위 유혈진압에 따른 서방과의 갈등 여파가 지속되던 1991년(4.5% 목표) 이래 최저치다.

리 총리는 이 목표치에 대해 "고용 안정과 민생 리스크 방지를 주로 고려했다"며 "최근 2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약 5.2%)과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 목표와 맞물려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중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중고속'(中高速) 성장 목표로, 고된 노력을 기울여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지적한 중국 경제의 '3중 압력'인 수요 축소, 공급 충격, 성장 전망 약세에 우크라이나 전쟁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감안해 이 같은 목표치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총리는 또 올해 1천100만개 이상의 신규 도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 실업률을 5.5% 이하로 억제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치도 약 3%로 제시했다.

아울러 국제수지의 기본적 균형 달성, 6억5천만t 이상의 곡물 생산량을 목표로 내놓았다.

리 총리는 '안정을 우선시하며, 안정 속 성장을 추구한다'는 의미인 '온자당두, 온중구진'(穩字當頭, 穩中求進)을 올해 견지하겠다면서 새로운 경기하방 압력에 대응해 안정적 성장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적극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하면서 유연한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안정보장기금을 설립하고, 시장화·법치화 방식을 운용해 숨겨진 리스크를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리커창 보고에 감세 7회·공동부유 1회 언급

안정적 성장 목표를 위해 중국 정부는 감세와 부동산 규제 완화 카드를 빼드는 한편 시 주석의 경제 정책 '간판'인 공동부유는 올해 속도 조절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리 총리의 업무보고에는 '감세'라는 단어가 7차례 등장했다. 또 금년도 세금 환급 및 감세 예상액이 2조5천억위안(48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고됐다.

또 리 총리는 "주택은 사는 것이며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시장의 바람직한 순환과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거래용 주택 시장이 구매자의 합리적 주거 수요를 만족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올해 에너지 소비 감축에 관한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저탄소 정책에 매여 경제 성장에서 발목을 잡히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또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확대하고, 대외무역협력을 끊임없이 확장할 것"이라며 개방 기조도 재확인했다.

그런 반면 공동부유와 관련해서는 원칙적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 그쳤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공동부유라는 단어는 "공동부유를 충실하게 추진하며, 인민들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동경을 끊임없이 실현해야 한다"는 대목에 단 한차례 등장했다.

중국 전투기 J-16
중국 전투기 J-16

[차이나토픽스 제공]. 2022.1.24. [연합뉴스 자료사진] sungok@yna.co.kr

◇ 경제성장 둔화에도 국방비와 과학기술 투자엔 돈 안 아낀다

이날 중국 재정부가 전인대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 규모는 작년 대비 7.1% 늘어난 1조4천504억5천만위안(약 279조원)으로 제시됐다.

국방예산 7.1% 증액은 작년 증액 폭보다 0.3%포인트 상향된 것이자, 2019년(전년 대비 7.5% 증액)이래 3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터에 올해 국방 예산 증가폭을 키운 것은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화하는 대(對)중국 견제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재정부는 과학예산으로 작년 대비 7.2% 증액된 1조417억위안(약 200조6천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2021년의 증액폭과 같은 수치다.

리 총리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공제 확대, 과학기술형 중소기업 공제 비율 확대(75%→100%), 기초 연구에 대한 세제 혜택, 설비 기구 감가상각비 개선, 정보기술(IT) 기업 소득세 우대 등을 제시했다.

◇ 시 주석 집권연장 걸린 당 대회 앞두고 '민생' 강조

동시에 이번 업무보고에 '민생'이라는 단어가 모두 20차례 등장한데서 보듯 중국 정부는 서민 생활 개선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민생을 위해 의료 및 보건 서비스 향상, 사회보장 서비스 강화, 장기임대주택 시장 발전 가속화 등을 언급했다. 또 최근 전국민적 공분을 야기한 이른바 '쇠사슬녀' 사건을 의식한듯 "여성·아동 유괴 및 인신매매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쇠사슬녀 사건'은 중국의 한 블로거가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 펑(豊)현의 한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목이 묶여 있는 40대 여성의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 인신매매의 실태가 드러난 사건을 말한다.

코로나19 확산 3개 도시 봉쇄 조치 취한 중국
코로나19 확산 3개 도시 봉쇄 조치 취한 중국

(화현 AP=연합뉴스) 중국 허난성 안양시 화현에서 1월10일 주민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당시 인구 550만명의 안양시는 시안(1천300만명)과 위저우(110만명)에 이어 3번째로 봉쇄 상태에 들어갔었다. 2022.1.11 jsmoon@yna.co.kr

◇ '제로 코로나' 기조 유지하되 '우격다짐식' 방역에 유연성 시사

리 총리는 중국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과 관련, "계속해서 방역의 일상화를 유지해 나가겠다"며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그와 동시에 리 총리는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코로나19 감염을 처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 질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연말연초 '시안(西安) 봉쇄'와 같은 대대적인 초고강도 방역에 대한 국민적 피로를 감안해 방역의 정밀도와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 대외 강경 메시지 자제…대외관계도 안정 지향 시사

업무보고에서 외교 및 대만 문제 등과 관련, 강경한 색채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다.

리 총리는 대만과 관련, "대만 독립 세력의 분열행위와 외부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양안 동포는 마음을 합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민족 부흥의 영광스러운 위업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대체로 원론적인 발언을 했다.

'무력 통일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와 더불어 대외 관계 부분에서 전략경쟁 상대인 '미국'을 거명하지 않았고, 미국과의 '일전불사' 기조로 해석될 수 있는 강경 발언도 하지 않았다.

대신 리 총리는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을 것"이라며 "새로운 국제 관계 건설과 인류 운명 공동체 구축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를 사실상 지지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또 올 한해 경제와 함께 대외관계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박수치는 시진핑
박수치는 시진핑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5일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개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2.3.5 jkhan@yna.co.kr superdoo82@yna.co.kr

◇ 시진핑 12회 언급된 업무보고, '대관식' 앞둔 안정적 국정운영 지침서

결국 국정의 '안전 운행'을 강조한 이번 업무보고 내용은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가을 당 대회와 연결짓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2018년 개헌으로 국가주석 3연임 제한 규정이 삭제된 가운데 가을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따라서 '안정'이 유난히 강조된 이번 업무보고는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여론과 당내의 지지 속에 무난히 총서기직에 유임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과 무관치 않다는게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30페이지 분량의 이번 업무보고에 '시진핑'이 12회 등장했다. 그 중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4차례, '시진핑 신시대 중국국특색사회주의 사상'(일명 시진핑 사상)이라는 단어는 3회 각각 등장했다.

중국 전인대 개막식
중국 전인대 개막식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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