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과정서 충돌' 재건축정비구역 세입자들 집행유예
송고시간2022-03-12 06:21
강제집행에 집단 저항…"집행인력 부상 등 피해 발생"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재건축 단지에서 명도 강제집행에 저항하다 물리적 충돌을 빚은 세입자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고소영 판사는 지난달 15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74)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세입자 7명과 이들을 도운 철거민 단체 관계자 등 10명에게도 징역 10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김씨 등은 2019년 4월 세입자 이주대책과 보상비 등을 요구하며 철거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2020년 2월부터 상가 건물 출입문을 폐쇄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2020년 5월 11일 오전 5시께 법원 측이 살수차와 포크레인 등을 이용해 강제 부동산 인도 집행을 시도하자 김씨 등은 법원 집행인력에 기왓장 등을 집어 던지고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이로 인해 집행인력 10명이 피부가 찢어지거나 골절되는 등 전치 2∼8주의 상처를 입었다. 김씨 등은 이날 철거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정당한 직무집행 중인데도 다중의 위력을 보이며 방해하고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가했다"며 "10명의 피해자가 중경상을 입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 중 일부는 세입자로서, (다른) 일부는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이 사건 현장에 있다가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시위를 주도한 철거대책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먼저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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