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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끊지 못한 북한 이탈주민, 집유 기간에 또…실형 1년6개월

송고시간2022-03-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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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수감자 중 마약사범이 최다…"만병통치약" 인식도

서울동부지방법원
서울동부지방법원

[촬영 안 철 수]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북한 이탈주민이 또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가 실형을 살게 됐다.

새로운 남한 환경에 적응하며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들이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관련 당국의 섬세한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신용무 판사는 최근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A(35)씨에 대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A씨는 필로폰을 사들여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A씨는 북한에서 받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보호관찰 기간이 채 끝나지 않은 올해 1월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하다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일하던 공사 현장에서 작업복과 함께 버리려고 모아둔 생수병에 든 물을 마셨는데, 그것이 예전에 필로폰을 흡입할 때 쓰던 생수병인 것 같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필로폰 마지막 투약일은 지난해 3월이며 이후 구속되어 재판을 받다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석방됐는데, 당시 쓰였던 생수병이 10개월 동안 보관되어있었다는 사실이 쉽게 이해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보호관찰 중에 재범해 준수사항을 위반했고 그 정도가 무겁다"고 판시했다.

국내 교정시설에 수감된 북한 이탈주민 가운데는 A씨와 같이 마약사범인 경우가 가장 많다.

법무부가 관리하는 '북한 이탈주민의 국내 수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탈북민 수감자 175명 중 마약류 관련 수감자가 60명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사기·횡령(24명), 살인·강간(17명) 등 다른 강력범죄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별도의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음에도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한 A씨처럼, 북한이탈 주민들은 마약임을 인식하고도 사용 빈도를 줄이지 못하는 중독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근무 HA연구소장과 유숙경 전남대 정책대학원 강사는 최근 한국중독범죄학회보에 발표한 '북한 이탈주민의 마약 중독 경험연구' 논문에서, 많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양극화된 의료 시스템 속에서 쾌락의 의미보다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마약을 오·남용하다가 중독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15년째 한국에 체류하는 연구 참여자 50대 B씨는 "약이 없으니까. 풀뿌리도 캐서 약으로 하고…. 아편 같은 경우 효과가 좋아요. 아편이 완전히 만병통치약이죠"라고 말했다

논문 저자들은 "북한 이탈 주민의 마약 사용 문제는 그들이 경험한 사회적 배경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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