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인생 송두리째 부정당해…방어할 기회 달라"(종합)
송고시간2022-03-17 11:34
'아들 50억 퇴직금' 사건 재판 첫 준비절차 직접 출석…아들 병채씨도 방청석에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수십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지난 2월 4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박형빈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재판 첫 준비절차에서 재차 무죄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곽 전 의원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이 재판에 오면서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 아들과 아들 회사 관계자들의 이익 때문에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할 위기에 처했다"며 "이 부분을 저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곽 전 의원은 또 "공소장에는 제가 했던 내용(행위)이 없다"며 "피고인이 어떤 행위를 해서 처벌해야 한다거나 이 행위가 범죄가 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야 하는데, 공소장에는 제가 뭘 했다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종전의 무죄 주장을 법정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곽 전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단에 보낸 옥중 서신에서도 "검찰은 아무런 관련성을 찾지 못한 채 억지 춘향 격으로 구속하고 기소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지만, 곽 전 의원은 이날 직접 법정에 나와 자신의 입장을 재판부에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구속 상태인 전직 기자 김만배씨도 이날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다만 남욱 변호사 측은 변호인만 법정에 나왔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말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그는 2016년 3∼4월께 제20대 총선 즈음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는 병채씨를 통해 성과금 형식으로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주고 그 액수만큼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기소됐다. 그는 이 사건과 별도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으로 구속기소 됐고, 같은 재판부에서 1심이 진행 중이다.
이날 세 명의 피고인 측은 기록 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혐의·증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유보했다. 남 변호사의 변호인만이 "피고인과 충분히 상의하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혐의에 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증인 목록과 증거조사 방법을 논의한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병채씨가 직접 방청석에 자리했다. 재판이 마무리되기 전 일찍 법정을 떠난 그는 "퇴직금은 어떻게 산정된 것이냐", "곽 전 의원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답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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