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전주 대한방직 터 개발방안, 후보자들 각양각색
송고시간2022-03-22 14:29
상업시설 집적화, 디지털 테마파크·초고층 타워 조성, 공공개발 등 제시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 전주시장 출마 예정자들이 지역의 주요 현안인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방안에 대해 십인십색 입장을 보인다.
민간사업자 자광의 개발 방안과 크게 배치되는 데다 자광이 '전체 부지의 40% 환수'라는 시민공론화위원회의 권고에 대한 결론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논의 과정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파격적인 방안을 내놓은 출마 예정자는 임정엽 전 완주군수다.
임 전 군수는 22일 "롯데쇼핑이 전주종합경기장에 건립할 예정인 컨벤션센터와 호텔, 종합쇼핑몰 등을 옛 대한방직 터로 옮겨 상업 및 관광시설을 집적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신에 전주 종합경기장에는 전주시청과 시외 및 고속버스 터미널 같은 공공시설을 만들어 중복 투자를 막겠다"고 설명했다.
임 전 군수는 롯데쇼핑, 자광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업 방식 등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지훈 전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은 '국내 첫 디지털 디즈니랜드' 조성을 내놓았다.
조 전 원장은 "디지털 디즈니랜드는 XR(확장현실), 메타버스를 비롯해 전 세계 게임 모두를 즐길 수 있는 디지털 테마파크"라고 설명하고 "한옥마을 방문객 몇 배 이상을 끌어모으는, 완전히 새로운 전주로 도약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사업자 자광에는 "시민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당초 계획했던 익스트림 타워를 우선 완공한다면 전주시에 제안한 사업 내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제안했다.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200층 규모의 초고층 타워 건설을 제시했다.
우 전 부지사는 "세계 10대 관광도시에 대형타워가 없는 곳이 없다"며 "초고층 타워를 건설해 호남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대한방직 부지와 종합운동장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고 종합적 시각으로 개발해야 한다"면서 행정규제를 풀겠다는 뜻도 밝혔다.
유창희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은 전주의 랜드마크로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유 전 부의장은 "대한방직 부지를 한옥마을과 연계해 지역 상권과 상생하는 랜드마크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개발업체와 협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시청사 이전의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조 원 안팎의 개발공사에 지역건설 업체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서윤근 예비후보는 공공개발을 약속했다.
서 예비후보는 "특혜성 용도변경을 전제하는 민간개발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면서 "해당 토지를 매입한 뒤 공공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많은 상업시설이 존재하고 당초 계획인구를 뛰어넘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상업적인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지식산업 기반 콘텐츠 산업 집적화 공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누가 시장에 당선되더라도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은 더 많은 굴곡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광은 앞서 2017년 전주 시내 대규모 노른자위인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23만여㎡를 약 2천억원에 사들인 뒤 총 2조5천억원을 들여 15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비롯한 상업시설, 60층짜리 3천 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호텔 등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후 전주시가 '옛 대한방직 부지 관련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부지의 40% 환수'를 뼈대로 한 권고문을 작년 3월 제시했으나 아직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자광의 개발 방안과 상당히 배치되는 의견들"이라며 "자광이 '40% 환수'에 대한 입장도 정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논의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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