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야심차게 추진한 '독자적 광역화전략 용역' 공개 뭉그적
송고시간2022-03-28 15:29
대통령 당선인 공약 '새만금 메가시티'와 다른 결과에 "내부 참고만"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도가 독자적 광역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용역 결과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타 시도와 차별화된 내부 광역화를 이뤄 국가 균형발전 초석을 닦겠다던 포부와 달리, 대선 이후 용역 결과를 '내부용'으로만 참고하겠다고 밝혀 정략적 계산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28일 전북도에 따르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의뢰한 '전라북도 광역화 방안' 용역 결과를 최근 넘겨받았다.
작년 5월부터 진행한 이 용역은 전국적으로 광역시도 간 생활권 통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전북만의 독자적 광역화를 마련하기 위해 이뤄졌다.
광역시가 없는 전북지역 특성상 예산은 물론이고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유치에도 실패했다는 소외감을 떨치기 위한 자구책도 담아내려 했다.
당초 이 용역은 지난해 11월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최근에야 결과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도는 용역 착수 초기 1·2차 중간보고를 거쳐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결과가 나온 현재까지도 이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은 '새만금 메가시티' 공약과 배치되는 내용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북도는 용역 착수 당시 별도의 시·군 구분 없이 행정·기능·생활권역 등을 묶는 방안을 찾겠다는 밑그림을 그렸으나, 윤 당선인은 당장 행정 분쟁을 겪는 새만금 인근 시군인 군산·김제·부안을 통합한 메가시티를 만들어 지역 발전 거점으로 삼겠다고 해 대조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당선인의 공약을 토대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구체화하는 상황에서 전북도가 이와 결이 다른 용역 결과를 발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강승구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이와 관련해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르게 발표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는 내부적으로만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용역 결과가 공약과는 상당 부분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새 정부가 '새만금 메가시티' 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에 인수위에 파견한 공무원을 통해 더 면밀하게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추가 용역 진행 또는 보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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