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멈춰선 인구 2천500만의 상하이
송고시간2022-04-01 16:54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의 상징인 동방명주탑 옆으로 중국 국기가 걸려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인구 2천500만의 초거대 도시이자 중국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가 멈춰 섰습니다.
전파력이 강력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의 만리장성식 방역망을 넘어서면서 전면 도시 봉쇄라는 극약 처방을 쓴 것입니다.
만우절인 1일 아침, 마치 거짓말처럼 상하이의 거리에는 인적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상하이가 지난달 28일부터 도시 전체를 반씩 나눠 4일씩, 총 8일간 봉쇄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새벽부터 제가 사는 황푸강 서쪽 지역의 봉쇄가 시작된 것입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상하이의 황푸강 서쪽인 푸시 구역이 전면 도시 봉쇄를 시작한 1일 창닝구의 도로가 텅 비어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도로 주요 교차로마다 하얀 방역복을 입은 공안들이 배치돼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도로 교차로에서 흰 방역복을 입은 공안이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이동을 막기 위해 장애물을 설치한 채 근무를 서고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아주 가끔, 도로를 지나는 건 식료품과 의약품 같은 필수 물품 배달을 허가받은 배달원뿐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배달의 민족'과 같은 메이퇀, 어러머 등 배달 플랫폼에 속한 기사들이 빈사 상태의 도시에 생명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도로에서 메이퇀 플랫폼에 속한 배달 노동자가 오토바이를 몰고 가고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하지만 2천만명이 넘는 가구가 집에 갇힌 지금,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한국 설날에 기차표 구하기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전날 밤 봉쇄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앱에서 먹을 것을 좀 주문해보려 했더니 역시나 배송원 부족으로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문구만 뜹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상하이 푸시 지역 봉쇄를 앞둔 3월 31일 저녁, 스마트폰 앱으로 장을 보려 했지만 주문이 몰려 거래를 지원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오고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아파트 단지 입구마다 통제선이 처져 응급 의료 상황 같은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외부로 나갈 수 없습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정문에 출입을 막기 위한 줄이 처져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답답한 주민들은 베란다 창가에 붙어 바깥을 하염없이 내다봅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주민이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봉쇄 기간에는 집 문밖을 나갈 수 없습니다. 쓰레기도 현관문 앞에 두면 방역 당국의 지휘를 받는 '자원봉사자'들이 걷어가는 방식입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아파트 출입구에 봉쇄 기간에 집 바깥으로 절대 나갈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2022.4.1 cha@yna.co.kr
방역 요원들이 이틀에 한 번 단지로 들어와 전 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데 이날이 유일하게 잠시의 '문밖 외출'이 허락되는 때입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아파트에서 출장 온 방역 요원이 주민들을 상대로 코로나19 확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평소 같으면 체육 시간에 밖에 나온 학생들의 목소리로 시끌시끌하던 학교 교정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상하이의 전체 초·중·고교는 지난달 내내 등교를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입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학교. 상하이 초·중·고교는 수주째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다. 2022.4.1 cha@yna.co.kr (끝)
3월에만 중국에서는 9만여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중국은 우한 사태 때처럼 임시 의료·격리 시설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 그만큼 사태를 심각히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촬영된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 내부 모습. MWC상하이 등 대형 전람회가 열리는 장소인 이곳은 현재 코로나19 경증 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한 곳으로 바뀌었다. 2022.4.1 cha@yna.co.kr (끝)
방역과 경제는 물과 기름처럼 조화하기 어려운 정책 과제입니다. 봉쇄로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도 멈춰 섰습니다.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봉쇄는 필연적으로 큰 경제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올해 목표한 5.5%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드문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는 데 치러야 할 대가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일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이 도시 봉쇄로 멈춰 있다. 2022.4.1 cha@yna.co.kr (끝)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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