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나눔동행] 장애인·어르신 미용 봉사 26년 가위손 김춘임 씨

송고시간2022-05-08 09:05

댓글

"'약속은 천금'이라는 신념이 긴 세월 봉사 지속한 동력"

미용 봉사하는 김춘임 원장
미용 봉사하는 김춘임 원장

[차근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거울을 볼 때마다 어르신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26년째 지역 장애인과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무료 미용 봉사를 하는 김춘임(60)씨는 어르신들의 머리를 만질 때마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고 8일 말했다.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영도 산복도로 마을에 위치한 '은혜 헤어라인' 원장인 김씨는 미용실이 현재 건물에 자리를 잡았을 때 즈음인 30대 때부터 본격적으로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건물에 남겨진 세월의 흔적만큼 그녀는 수십 년간 꾸준하고 한결같이 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춘임 원장
김춘임 원장

[차근호 기자]

그가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미용협회 소개를 통해서라고 한다.

처음 봉사활동을 하며 느끼게 된 삶의 활력이 그를 본격적인 미용 봉사의 세계로 이끌었다.

김씨는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뒤에 가족들에게도 오랜 기간 알리지 않고 봉사활동을 해왔다"면서 "처음에는 주부로서 숨을 쉬어야 할 공간이 필요했고, 바깥에 다녀오면 힐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했는데 봉사를 하면서 느끼게 된 감정들이 제 삶을 더 충실하게 했고, 집안일과 아이들에게도 더 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화요일이면 미용 가방을 들고 봉사에 나선다.

"약속은 천금"이라는 신념이 그를 26년간 한순간도 쉬게 두지 않았다.

그는 지역 노인시설을 방문해 40여 명 어르신의 머리를 손질한다.

자신을 순서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쉴 새 없이 가위질을 하는데 봉사를 마치면 손가락이 얼얼하고 다리도 퉁퉁 붓지만, 보람이 더 크다고 말한다.

김씨는 "봉사 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친했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아 마음이 아프다"면서 "어르신들이 제 이름 대신 가게 이름을 따 '은혜 왔니, 은혜 원장 왔나'하며 반겨 주시는데 그 어르신들 눈동자를 보면 '다음에도 와야겠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춘임 원장
김춘임 원장

[차근호 기자]

그는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소개받은 지역 장애인과 어르신들의 집에도 방문해 봉사한다.

김씨는 "누워계신 분들을 미용할 때는 힘이 들기는 하지만, 내가 힘들면 그분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느냐 하는 마음으로 일한다"면서 "머리카락이 몸에 덜 튀게 최대한 조심하면서 쾌차하시라 기도하는 마음으로 봉사한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녀는 흔쾌히 가위를 든다.

김씨는 "영도구에서 어려운 가정의 중고생 남자 형제를 연결해 줬는데, 막내가 군대 간다고 스포츠머리로 잘라줄 때까지 인연을 맺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약속은 끝을 맺어야 하고 할 수 있는 봉사는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 남매의 엄마인 김씨는 지난해 가족들에게 깜짝 선물을 안겼다.

오랜 기간 그녀의 활동을 지켜본 지역 자원봉사센터 추천으로 결국 지난해 대통령 표창까지 받게 됐다.

표창 공적서에는 김씨가 그동안 2만5천 명의 미용 봉사를 한 내용이 적혀 있다.

김씨는 "엄마가 열심히 살았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제가 하는 일들이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인데 앞으로도 봉사 활동을 이어가며 인연을 늘려 가겠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핫뉴스

더보기
    /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