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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셀프채점' 5G 품질평가…소비자 체감과 동떨어져

송고시간2022-04-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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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요금 내는데 왜 LTE만 되나요"

중계기 설치 현황도 관리 안해…소비자단체 "자문회의서 지적해도 미반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전국 6대 도시 대부분 지역은 물론이고 주요 다중시설 98%에서도 5G가 된다는데, 왜5G 요금을 내는데도 집과 직장에선 LTE만 되나요?"

상용화 4년차를 맞은 5G 서비스에 대한 정부와 통신사들의 평가가 소비자 체감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진행돼 품질 불만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로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투자 행태 및 평가 방식을 개선하지 않고선 5G 품질 개선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전국 다중시설 현황만 제출받고는 "98% 이용 가능"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 5G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 방식과 결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말 발표에서 "85개 시의 주요 다중이용시설 4천500여개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수는 3사 평균 4천420개(9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정을 뜯어보면 실제 체감 품질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주요 다중이용시설 4천500여개에 대해서는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2만3천개 중, 통신 이용자가 많은 백화점·도서관·공항 등 시설 유형"이라고 예전부터 기준이 공개돼 있다.

게다가 3사 평균 4천420개라는 수치는 통신사가 제출한 현황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시험 전에 예상 문제를 받고 '셀프 채점'까지 한 셈이다.

게다가 과기정통부 조사에는 정작 가입자들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아파트·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작 5G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이 많은 곳은 제외한 것으로, 통신사들에만 유리한 조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망 설치된 곳 점검하고는 "95% 안정적 접속"

정부는 이들 다중이용시설에서 '5G 접속 가능 비율'이 평균 95.36%라고 밝혔으나, 이 수치도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5G 접속 가능 비율'은 시설 내에서 안정적으로 5G 서비스에 접속된 면적을 가리키는데, 정부는 5G 망이 구축돼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에 한정해서 이 비율을 산출했다.

망이 구축됐으니 당연히 접속이 잘 돼야 하는데, 그 비율이 95%가 넘었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다.

외국 업체들의 조사 결과가 체감 품질을 더욱 충실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 시장조사업체들은 5G 가입자들이 실제 5G 서비스에 접속한 시간 비율로 '5G 가용성 통계'를 내는데, 2020년 오픈시그널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5G 가용성은 12∼15%대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우클라 조사에선 43.8%였다.

실제로는 5G 가입자가 5G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경우보다 사용할 수 없었던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다는 뜻이다.

5G '먹통' (PG)
5G '먹통'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 통신사 자료 토대로 "커버리지 3.5배로 확대"

정부가 뒷짐만 진 사이에 통신사들은 5G 커버리지 지도에 실내는 빼고 실외 데이터만 공개하며 생색을 내고 있다. 물론 이 지도에는 전국 주요 권역 대부분이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표시돼 있으나, 과연 이 지도에 포함된 건물 안에서도 5G 접속이 가능한지는 확실치가 않다.

과기정통부 역시 이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전국 85개 주요 도시의 5G 실외 커버리지가 재작년 대비 3.5배로 확대됐다고 발표하면서, 표본 점검 결과 과대 표시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가면 5G 신호가 잡히지만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는 안 된다는 불만은 여전히 흔하다.

◇ 평가 신뢰성 의구심에도 "중계기 자료 없어"

평가 방식의 신뢰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들의 망 구축 세부 현황을 파악하지 않는다고 밝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이통사의 전체 5G 무선국 중 주로 실내용인 중계기 비중이 6%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과기정통부는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투자를 독려할 책임을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 상용화 4년차 투자 줄이는 통신사, 품질문제는 '모르쇠'

업계에서는 정부와 통신사들이 세계 최초 상용화나 실외 커버리지, 속도 등 성과 확인이 쉬운 지표만 강조하면서 실제 소비자 권익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체 투자 규모가 늘어난다면 인빌딩도 투자 여력이 생기겠지만, 통신 3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설비투자를 동결하거나 줄이는 추세다.

통신사들은 서비스 세대 전환 초기에는 투자가 늘고 이후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라고 하지만, 상용화 4년차에도 여전한 품질 문제에는 '묵묵부답'이다.

이미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정부 품질평가 자문회의에서 인빌딩 품질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평가를 안 하는 항목에 대해 통신사들도 투자를 안 하는 것이고, 그러니 LTE보다 5G 품질이 나쁜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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