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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이런 곳 없어야"…진실화해위원들, 선감학원 현장 방문

송고시간2022-04-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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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면담 후 답사…정근식 위원장 "빠른 진실규명 위해 최선 다할 것"

수용시설 옛터 둘러보는 정진각 대표(왼쪽)과 정근식 위원장(가운데)
수용시설 옛터 둘러보는 정진각 대표(왼쪽)과 정근식 위원장(가운데)

[촬영 김치연]

(안산=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선감학원에서 나온 지 54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여기만 오면 가슴이 떨립니다. 다시는 이런 곳이 없어야지요…."

김영배(67)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28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학원 옛터를 방문한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과 위원 7명은 이날 선감학원 현장을 찾아 김 회장에게 인권침해 피해 실상을 듣고 주요 장소를 답사했다. 2기 진실화해위 출범 이후 위원 모두가 과거사 관련 현장을 함께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들은 답사에 앞서 피해자들과 30분가량 면담을 진행한 뒤, 선감역사박물관과 옛 수용시설 부지, 희생 아동 위령비, 희생자 묘역 등을 1시간 30분가량 둘러봤다. 현장 안내는 김 회장과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 대표가 담당했다.

위원들은 답사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김 회장의 증언을 경청했다.

정 위원장은 박물관을 둘러본 뒤 방명록에 '빠른 시간 내에 진실규명을 통하여 명예 회복과 피해구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남겼다.

방명록 남기는 정근식 위원장
방명록 남기는 정근식 위원장

[촬영 김치연]

선감학원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의 전사를 확보한다는 구실로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한 시설로, 1942년부터 1982년까지 운영됐다. 애초 선감학원은 조선총독부에 의해 부랑아 감화시설로 설립됐고, 해방 이후에도 폐원되지 않고 부랑아 갱생과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강제로 연행해 격리 수용했다.

선감학원에 수용된 인원은 최소 4천691명으로, 원생들은 강제노역에 동원되거나 폭력과 고문 등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 다수는 구타와 영양실조로 사망하거나 섬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시설 측은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소위 '부랑아'로 분류되는 아동들을 감호한다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보호자가 있는 아동도 강제로 잡혀가 수용되는 등 사실상 마구잡이 수용이 이뤄졌다는 게 여러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답사 마지막 장소로 희생자 묘역을 방문한 위원들은 봉분조차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묘 앞에 헌화하고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 회장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고된 노역에 시달린 탓에 아이들의 건강 상태가 모두 좋지 못했다"며 "영양실조나 폭행을 당해 죽어 나가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희생자 묘역에서 묵념하는 위원들
희생자 묘역에서 묵념하는 위원들

[촬영 김치연]

희생자 묘역에는 약 150구의 시신이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묘역이 아닌 곳에 암매장된 이들까지 포함하면 희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답사를 마친 뒤 "국가가 보호 대상인 사회적 약자를 '부랑아'라는 치안과 선도의 대상으로 만들어 폭력과 보호의 이중성을 가진 반인권적 법리 안에 가둬 인권을 침해했다"며 "최선을 다해 빠른 시일 내 진실규명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선감학원 사건과 관련해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인원은 170여 명이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1월 신청인 조사를 마치고 현재 참고인 조사 및 인권침해 실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진실화해위는 ▲ 권위주의 정권 시기 요보호 아동 정책의 법리적 문제 ▲ 단속과정에서 작동한 공권력의 구조적 원인 ▲ 선감학원 운영실태 등을 조사해 피해 원인과 규모를 밝힐 예정이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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