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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인도·중국, 이번엔 '경제난' 스리랑카서 신경전

송고시간2022-04-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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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친중 성향 정부 '끌어안기'…중국도 관망 끝내고 지원 협상

전문가 "중국엔 숨은 전략…빚 대신 땅 차지 시점 노려"

1월 콜롬보에서 만난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구나와르데나 스리랑카 외교장관
1월 콜롬보에서 만난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구나와르데나 스리랑카 외교장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최근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지자 덩달아 바빠진 두 나라가 있다.

남아시아의 '맹주' 인도와 스리랑카에 많은 돈을 빌려준 중국이다.

2020년 국경 충돌 후 날카롭게 대립 중인 양국이 이번에는 스리랑카 지원과 관련해 신경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우선 인도의 움직임이 빠르고 적극적이다.

현 라자팍사 정부가 친중 성향으로 평가받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두드러진 행보다.

인도는 지난 1월 통화 스와프 계약 지원 등에 이어 3월에도 신용 한도(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개념) 10억달러(약 1조2천700억원)를 확대해줬다.

올해 들어 스리랑카에 지원한 금액은 25억달러(약 3조2천억원)에 달한다.

지원 일부는 석유, 의약품, 쌀 등 현물로도 공급됐다. 덕분에 스리랑카는 최악의 전력난, 생필품 부족난 속에서 다소나마 버틸 체력을 얻었다.

여기에 인도는 스리랑카에 15억달러(약 1조9천억원)를 더 지원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이달 초 "인도는 이웃이자 친구로서 스리랑카가 어려움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계속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도의 행보를 잘 들여다보면 스리랑카의 위기를 계기로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도는 지난달 말 중국을 밀어내고 스리랑카 북부 전략 거점에 풍력발전 단지 건설을 시작하기도 했다.

애초 중국이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자금을 동원해 이 단지를 구축하려 했는데 인도는 자체 자금을 조달, 대신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인프라 투자를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국 밀어내기에 더 주력한 분위기다.

1월 콜롬보에서 만난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총리.
1월 콜롬보에서 만난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총리.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도 지난해 12월 스리랑카와 15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며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스리랑카의 경제위기가 깊어진 후에는 주판알부터 튕기는 모습이다.

스리랑카가 채무 재조정을 간절하게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

인도 ANI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중국에 진 채무 규모는 총 8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

타라카 발라수리야 인도 외교부 부장관은 이달 초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외 채무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에는 10%, 최근에는 17% 수준"이라며 "국채 발행 관련 빚이 이보다 많은 전체의 45%"라고 말했다.

상황을 관망하던 중국은 인도가 적극적으로 스리랑카 끌어안기에 나서자 슬슬 지원에 나서는 분위기다.

중국은 이달 하순부터 약 10억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 등을 놓고 스리랑카와 본격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고도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방 문제 전문가인 굴빈 술타나는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스리랑카의 채무 재조정 요청을 거부한 데에는 숨은 전략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술타나는 "중국은 제때 상환할 능력이 없는 스리랑카를 이용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은 빚과 자산을 서로 바꿔 스리랑카의 땅을 차지할 좋은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빌린 대규모 차관으로 함반토타항을 건설했으나,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주기도 했다.

다만, 중국 관련 채무가 스리랑카 경제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중국 측은 강하게 부인하는 분위기다.

치전훙 스리랑카 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스리랑카의 유일한 채권자도 아니며 최대 채권자도 아니다"라며 "중국의 프로젝트는 양허 조건에 따라 제공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태도는 민생이 파탄난 스리랑카 국민 사이에서 심한 반감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한 한국 교민은 "스리랑카인들이 길에서 동양인을 만나면 '차이나 고 홈(China go home)'을 외치곤 한다"며 "반중정서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인근 시위대.
스리랑카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인근 시위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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