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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부산항 소형 급유선 4척 중 3척은 '세워둔 배'

송고시간2022-05-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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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급유선 오염 방지 규제·선박 대형화로 경쟁서 밀려

북항 2단계 개발 임박, 급유선 근거지 5부두 물량장 사라져

부산항 5부두
부산항 5부두

왼쪽 선박들이 몰려 있는 곳이 물양장 [촬영 조정호. 전경]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항 연관 산업 중 주요 사업의 하나인 급유선 업계가 최근 선박 대형화와 환경규제, 북항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근거지 폐쇄 위기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일 남해지방해경청에 따르면 부산항 내 중·소형 유조선 361척 중 장기간 운항하지 않는 선박은 270여 척(75%)에 달한다.

대부분 중소형 급유선 등으로 4척 중 3석꼴로 운항을 하지 않고 장기 계류 중인 상태다.

미운항 선박 대부분은 노후 급유선으로 추정된다.

이는 노후 선박 기름 유출 오염 등을 막기 위해 선박을 이중바닥으로 개조하도록 한 법의 유예기간이 최근 끝나면서 영세 업자들이 운항을 포기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급유선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배 1척으로 영업 신고를 하고 운항을 하던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노후선을 몇 년 더 쓰자고 개조 비용을 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폐선하려고 해도 또 돈이 드니 배를 세워놓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기 미운항 급유선은 항만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7월과 10월에 북항 5부두 물양장에서 미운행 급유선 바닥에 구멍이 생기면서 기름이 유출됐지만, 선주와 연락이 닿지 않아 사고 수습과 선박 처리에 해경이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항 관계자는 "항구 오염을 방지하고 운항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폐선 등 항만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지원자들을 중심으로 감척을 시킨다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제 작업하는 해경
방제 작업하는 해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최근 선박 대형화로 인해 중소형 급유선은 경쟁에서도 밀려나 버렸다.

2∼3년 사이 외항사 등을 중심으로 선박의 초대형화가 이뤄지기 시작했지만, 현재 부산 지역 급유선 업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선박이 대형화하면 급유선도 대형화해 급유 높이를 맞추거나, 필요한 기름을 한 번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유선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인 HMM 등에서도 정부 지원 등으로 대형 선박 20∼30척이 나왔고 이런 선박들은 기름이 한 번에 5천t, 6천t씩 들어가는데 급유선이 작아서 수송선을 투입해 급유하기도 한다"면서 "부산항에 머무는 시간 내 기름을 공급해야 하는 게 항만 경쟁력인데 급유선 2∼3척이 붙어서 위험하게 급유한다는 것 자체가 외국의 선진 항만과 비교해 (부산항이) 원시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 같은 곳은 들어온 배가 급유하는 비율이 70∼80%쯤 되는 데 부산항은 체감상 10% 정도만 급유하는 것 같다"면서 "항만 연계사업으로 벙커링(급유선) 사업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너무 적다"고 주장했다.

한국급유선선주협회는 항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급유선 대형화 등 항만 연계사업에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부두 물량장에 피항한 선박들
5부두 물량장에 피항한 선박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지역 급유선 선주들은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이 조만간 시작되면 근거지인 5부두 물양장도 사라지게 돼 고민이 더 깊다.

부산항 급유선은 5부두 물양장을 기점으로 활동해 왔고 지금도 300척 이상의 급유선(미운행 포함)들이 이곳에 있다.

5부두 물양장은 정유업체 저유소가 있는 남구 용당동이나 영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부산 대표적인 태풍 피항지로 안전도 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현재 부산항만공사 등은 북항 재개발이 본격화하면 신항에 대체 항만을 만들 계획이지만 급유선 업계는 난색을 표한다.

한국급유선선주협회는 "신항 안골에 있는 대체지는 다리 때문에 급유선이 들어가기 어렵고 급유선이 대형화될 경우 입지로서는 더 부적절하다"면서 "신항으로 옮겨갈 경우 급유선들이 저유소로 가기 위해 2시간씩 빈 배로 다녀야 해서 채산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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