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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끌어들이는 미일·中은 견제…주변국 기싸움 본격화

송고시간2022-05-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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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유하는 가치 보호하자"…中 "한중 공급망 뗄 수 없어"

이달 한미정상회담 '시험대' 앞두고 외교전 가열

미국 '세컨드 젠틀맨'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미국 '세컨드 젠틀맨'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축하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미국의 '세컨드 젠틀맨'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악수한 뒤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022.5.10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향배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수 싸움이 이른바 '취임식 외교전'을 계기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윤석열 정부가 미중 경쟁구도에서 미국으로 기우는 외교적 방향 재설정을 예고한 가운데, 자유주의 진영에 한국을 확실히 끌어들이려는 미국·일본과 이를 경계하는 중국의 줄다리기가 가시화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외교 사절들과 각국 정부의 발언에서부터 이런 양상이 감지된다.

미국은 한미가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임을 강조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 취임과 관련해 "한미 동맹이 지속할 것이고 공통의 이해를 추구하고 공유하는 가치를 보호하는 데에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러시아 등 이른바 권위주의 국가들의 세력 확장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유럽·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의 연대를 강화해 이에 맞서려고 한다.

한미가 공유하는 가치를 함께 보호하자는 메시지는 이런 대중국·러시아 견제 공조에 적극 동참해 달라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 역시 미국 주도의 동맹 연대에 한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취임식 사절로 한국을 방문했던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한일, 한미일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위협받는다는 문구는 보통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비판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한미일 3국이 공조를 강화해 중국과의 경쟁 고조에 함께 대응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보다 적극적으로 이에 호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 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해야 한다고 천명한 것은 가치를 함께하는 국가로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새로운 한미일 공조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달 20∼22일 방한과 그 직후 진행될 방일 및 쿼드(Quad)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반(反)중국 경제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이번 한일 순방을 통해 본격적으로 첫발을 뗄 가능성이 제기된다.

IPEF는 미국이 주도하는 가치와 규범을 통상에 접목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특히 이를 통해 반도체·배터리 등의 핵심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을 구축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에서 IPEF가 공식 출범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는 "정부는 그간 개방적, 포용적이며 투명한 역내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IPEF 참여 또한 그러한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관계국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IPEF에 출범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 접견하는 윤석열 대통령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 접견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을 접견하고 있다. 2022.5.10 jeong@yna.co.kr

중국은 역대 최고위급 인사이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인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취임식에 파견해 한국의 대미 밀착을 견제하고 나섰다.

특히 왕 부주석이 전날 윤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중한 경제의 상호 보완성이 강하고 호혜 협력의 잠재력이 크며 양국 간 산업 공급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한중간에 경제적 의존도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협조하지 말 것을 에둘러 요청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왕 부주석은 한국이 의장국 순번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것을 존중한다며 한국 측과 함께 '중한일+X'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중한일+X'는 기존 한중일 3국의 협력 체제에다 또 다른 국가를 참여시켜 확장하자는 취지의 제안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호주·인도와의 '쿼드'나 한미일 3각공조 등 동맹·우방국들과의 소(小)다자 협력을 강화하며 반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경계해 왔다.

중국 역시 동북아 지역에서 자신들이 참여하는 소다자 협력체제를 강화해 이에 대응하겠다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오는 21일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을 윤석열 정부의 대미·대중외교 기조가 드러날 시금석으로 보고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한미동맹을 강화했을 때 중국으로부터 올 수 있을 비용을 세심하게 조율하는 것이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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