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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시어머니, 동서라는 이름의 가족…영화 '인연을 긋다'

송고시간2022-05-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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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연을 긋다'
영화 '인연을 긋다'

[시네마뉴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이런 식으로 도망치면 너무하죠."

시어머니 귀덕(정영숙 분)과 20여 년 만에 재회한 며느리 인숙(김지영)은 억울하다. 자신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던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기다려야 해."

오래전 고된 시집살이에 시달리던 인숙을 미국으로 보내 준 맏며느리 혜란(조은숙)은 그가 원망스럽다. 인숙이 떠난 뒤 시어머니가 쏘아대는 화살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 됐기 때문이다.

영화 '인연을 긋다'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며 살아온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치매를 앓고 있는 귀덕을 요양원으로 모시기로 한 두 여자는 '엄마 미안해'라며 연신 눈물을 보이는 남편 둘을 두고 귀덕과 함께 차에 오른다.

영화 '인연을 긋다'
영화 '인연을 긋다'

[시네마뉴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요양원에 가는 길은 좀처럼 순탄치 않다. 자신을 '아줌마'라 부르며 달라붙는 시어머니의 모습이 당황스러운 인숙은 계속 짜증을 내고, 그런 인숙에게 앙금이 남아 있는 혜란은 실랑이하는 두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고 사라지기 일쑤다.

이들은 때로는 물건을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지르며, 때로는 케케묵은 감정을 눈물로 쏟아내면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 간다.

인숙은 부모님이 소와 닭을 잡아 판다는 이유로, 배운 게 많지 않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에게 늘 무시당해야 했다. 혜란은 그런 인숙을 도왔다는 이유로 한순간에 '딸자식 같은 며느리'에서 '나쁜 년'이 되어버린 채 20년 넘게 고된 시집살이를 했다. 그들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줬던 귀덕은 '과부'라는 편견과 맞서 싸우며 홀로 아들 둘을 키워야 했다.

영화는 가부장제라는 구조 속에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화살을 돌리며 살아온 세 여성을 비춘다.

영화 '인연을 긋다'
영화 '인연을 긋다'

[시네마뉴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 사람이 함께하는 여정 중간중간 담긴 아름다운 봄 풍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 속 흐드러지게 핀 꽃들과 탁 트인 바다를 품은 여수의 여자만 등 전국 명소의 다양한 풍광이 영상미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이정섭 감독은 18일 시사회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서 고부와 동서 간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가족은 거의 없다"면서 "오로지 여자들만을 통해 그들의 감정과 갈등을 비추면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작품의 제목에 대해서는 "혈연관계로 맺어지지 않은 여자들이기에 자기들의 의지에 따라 인연을 이을 수도, 끊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6일 개봉, 71분, 12세 이상 관람가.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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