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조사개시 1년 된 2기 진실화해위…진실 규명한 사건은 고작 0.1%

송고시간2022-05-26 05:00

댓글

파견 공무원 1년마다 교체…전문 조사 인력도 부족해 업무 효율 떨어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

[촬영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27일로 조사 개시 1주년을 맞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1기 진실화해위 때보다 더 많은 사건이 들어왔지만,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부족한 탓에 조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진실화해위는 이달 17일 기준 1만4천620건의 신청 사건 중 21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전체 사건의 0.14% 수준이다.

지난 1년간 위원회가 규명할 수 없다고 결정하거나 각하·취하 등으로 종결한 사건은 3천124건이다.

항일독립·해외동포사, 집단희생, 적대세력 등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전후 사건 등을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조사 1국에는 총 1만3천374건이 배정됐는데, 이 중 진실규명이 된 것은 2건이다. 8천여 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사를 시작조차 못 하고 검토 중인 사건도 2천170여 건에 달한다.

광복 후 권위주의 통치 시기의 인권침해와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 등을 맡은 조사2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사2국에 배정된 1천246건 중 진실 규명된 사건은 16건이고, 1기 진실화해위 때 진실규명된 사건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 준 사건은 3건이다. 550여 건은 조사 진행 중이다.

2기 진실화해위는 2020년 12월 출범해 이듬해 5월 27일 첫 조사개시를 결정했다. 2기 진실화해위의 조사 기간은 최초 조사개시 결정일로부터 3년이다.

다만 이 기간 내 진실규명 활동을 완료하기 어려울 때는 1년 이내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규정상 조사개시 여부는 사건 접수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하고, 사전 조사가 필요할 때 30일 이내 범위에서 연장하도록 하고 있어 늦어도 4개월 안에는 조사개시 결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 기간을 넘겨 개시 여부조차 정하지 못한 사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5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형제복지원사건 등 과거사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 5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형제복지원사건 등 과거사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진실규명 조사가 더디게 진행되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 구성 때문이다.

이달 23일 기준 2기 진실화해위 인원 213명 중 파견 공무원은 95명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한다. 조사인력은 150여명이지만, 이중 관련 실무 경력을 갖춘 인원은 70여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체로 이와 무관한 업무를 하던 파견직이다.

문제는 파견공무원의 임기가 1년 단위라 인력교체가 잦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기 진실화해위의 한 관계자는 "파견 공무원은 1년 단위로 오가기 때문에 장기간 전문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는 과거사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고 아예 '쉬러 왔다'고 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진실규명이 늦춰질수록 애가 타는 건 피해자들이다.

2기 진실화해위 '1호 접수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모임의 한종선 대표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피해 당사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묵묵히 참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구성 문제 해결을 위해선 관련 법 시행령 개선이 필요하지만, 행정안전부와의 협의 과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기 진실화해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사가 늦어질수록 피해자들의 애가 탄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며 "신속하게 제대로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해드릴 수 있는 결정을 하고자 내부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hic@yna.co.kr

핫뉴스

더보기
    /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