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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작은 악을 품은 채 선을 행하는 사람들 이야기"

송고시간2022-05-2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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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경쟁작 '브로커' 감독…"인간에 대해 절망하지 않았으면"

"유사 가족·어머니 돼 가는 여성 이야기가 두 축 이뤄"

영화 '브로커'를 연출한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브로커'를 연출한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칸[프랑스]=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작은 악을 품은 채 여정을 떠난 사람들이 선을 행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브로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작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통해 만나게 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점차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버린 엄마 소영(이지은 분), 아기들을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판매하는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 세 사람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고레에다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를 준비하며 일본에 '아기 우편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베이비 박스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마침 한국 영화를 기획하던 중이라 이 소재를 작품에 활용했다고 고레에다 감독은 말했다.

"베이비 박스는 찬반이 갈리는 문제입니다. '버릴 거면 낳지를 말았어야지'라고 말하는 수진(배두나)의 대사가 상징하듯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관객분들도 수진처럼 주인공들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기존에 가진 가치관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영화 '브로커' 속 한 장면
영화 '브로커' 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진은 아기 매매상 일당을 현장에서 체포하기 위해 상현, 동수, 소영이 아이를 팔러 다니는 여정을 바짝 쫓는 경찰이다. 극 중에서 소영과 더불어 '어머니'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 브로커보다 아기를 버린 소영에게 더 분노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날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에 쓴 3장짜리 시나리오는 아이를 파는 브로커와 아이를 버린 엄마가 '유사 가족'이 된다는 간단한 스토리였다"며 "그러다 아이를 둘러싼 두 여성 이야기가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라는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았던 수진과 소영은 각자 다른 차를 타고 (사실상) 함께 여행하며 어머니가 되어 갑니다. 입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우성이라는 생명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함께 생각하죠. 그래서 이 영화를 두고 '생명에 관한 이야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수진뿐만 아니라 상현과 동수 역시도 시간이 흐르며 무엇이 우성이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인가 고민에 빠진다. 돈 때문에 혹은 아이를 따뜻한 가정에서 자라게 하기 위해 아이를 팔려던 이들의 신념에도 변화가 생긴다.

다소 무거운 스토리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분위기를 우울하게 묘사하지는 않았다. 곳곳에 유머와 코미디 요소도 넣었다.

고레에다 감독은 "주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디테일 묘사는 경쾌하게 해 인간이 가진 비애와 웃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송강호라는 배우가 그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브로커' 속 한 장면
영화 '브로커' 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기 매매상인 상현과 동수는 인신매매를 저지르는 중범죄자지만, 악역으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특히 상현은 소영과 우성 모자를 위해 자신에게 엄청난 결과를 몰고 올 선택을 하기도 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현실의 가혹함을 표현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인간이 가진 가능성이나 어떤 종류의 선의를 표현하려 했다"며 "그러나 그 선이 반드시 법적으로 바른 것은 아닐 수 있는 모순을 녹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날 영화 첫 상영회 후 일부 언론에서는 범죄자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레에다 감독은 "24시간 내내 악하거나 선한 사람은 없다는 게 내 철학"이라며 "'브로커'를 본 후에 인간에 대해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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