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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패권 쥔 사우디, 우크라 전쟁 이후 다시 존재감 과시

송고시간2022-06-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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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살해 사건 후 고립됐다 유가 급등에 서방의 적극적 구애받아

서방 증산 요구 계속 거부하다 OPEC+ 회의서 일부 증산 결정할 듯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타스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한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를 등에 업고 다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사우디는 전쟁과 대(對)러시아 제재의 여파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미국의 석유 증산 요구를 즉각 들어주지 않으면서 거꾸로 러시아의 산유국 지위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방을 애태워 왔다.

사우디는 2일(현지시간)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의에서 마지못해 일부 증산을 해주기는 하지만 서방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지도 않는 모양새다.

OPEC+는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10개 비 OPEC 산유국의 모임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OPEC+가 이번 회의에서 하루 43만2천배럴의 증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요구한 증산 수준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증산 규모와 상관 없이 이번 회의는 사우디가 산유국 모임의 맏형으로서 영향력을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몇 주간 브렛 맥거크 미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과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 특사 등이 수차례 사우디에 방문한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러시아 제재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자 OPEC에 석유 증산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한때 미국의 중동지역 우방이었던 사우디는 유가가 10년간 최고 수준인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도 이 요구에 미적거렸다.

사우디는 '산유국은 여분의 생산 능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며 증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언론을 통해 미국의 증산 요구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서방은 계속 구애의 손길을 뻗었다.

CNN방송은 최근 보도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월 중동 방문 때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2018년 10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사건으로 경색됐다.

하지만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이라는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 바이든 정부가 급히 화해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해 현금을 뿌렸으나 이로 인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맞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오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자 바이든 정부는 물가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OPEC (PG)
OPEC (PG)

[연합뉴스 일러스트]

미국에 앞서 터키는 사우디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카슈끄지 살해 배후에 '사우디 최고위급 인사'가 있다고 지목한 후 사우디와 대립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4월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 관계를 정상화했다.

전례 없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국들의 투자가 절실해진 터키가 사우디에 손을 벌린 모양새다.

터키는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연루된 사우디 용의자 26명의 궐석 재판을 사우디 법원으로 이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방의 관심은 OPEC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로 증산을 할지, 그 시기를 앞당길지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OPEC이 러시아의 산유국 지위를 조정할지 여부에도 쏠려 있다.

WSJ은 최근 OPEC 소식통을 인용해 OPEC이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 과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세계 3대 산유국으로 세계 원유의 10% 이상을 생산해 온 러시아가 빠지면 사우디 등 다른 회원국이 석유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보도에서 사우디가 여전히 러시아를 OPEC+ 동맹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화해를 향해 나아가더라도 사우디는 러시아에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말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례 없는 제재를 받는 러시아도 사우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사우디에 도착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외무부 장관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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