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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끝나도 삶은 계속"…웨일스전 패배에 아쉬움 삼킨 우크라

송고시간2022-06-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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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모든 걸 했지만 져"…진첸코 "상대 골키퍼 너무 잘했어"

축구팬들 "아쉽지만 전장서 더 중요한 싸움 있다" 격려

자책골을 넣은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야르몰렌코
자책골을 넣은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야르몰렌코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해 전란 중인 조국에 희망을 주려 했던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의 꿈이 웨일스전 패배로 좌절됐다.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PO) 결승에서 웨일스에 0-1로 패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페트라코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이 대표팀의 노력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득점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건 스포츠고 이런 일이 일어난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결승 골은 우크라이나의 자책골이었다.

전반 33분 개러스 베일이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시도했고, 우크라이나의 야르몰렌코가 머리로 걷어내는 과정에서 볼이 굴절돼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책골을 넣은 야르몰렌코가 고개를 들지 못하자 동료들이 다가와 그를 감쌌다.

'야르몰렌코에게 어떤 말을 해줬냐'는 질의에 페트라코우 감독은 "팀을 위해 뛰어준 그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답하며 "비난받을 만한 선수는 없다"고 선수를 감쌌다.

간판선수인 올렉산드르 진첸코(맨체스터 시티)도 "우리 팀 선수들은 오늘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며 "상대 골키퍼가 너무 잘했다"고 평했다.

그 말처럼 스포츠매체 ESPN에 따르면 이날 공을 더 오래 점유한 쪽은 우크라이나(68%)였다.

슈팅 수도 22-10으로 우크라이나가 앞섰다. 유효슈팅은 우크라이나가 9개로 웨일스의 3배였다.

다만, 이 9차례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낸 웨일스 골키퍼 웨인 헤네시의 활약이 눈부셨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36분께 우크라이나는 비탈리 미콜렌코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아르템 도우비크가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절호의 기회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헤네시가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막아내 무위로 돌아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펍에 모여 경기를 지켜본 축구 팬들은 패배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선수들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려 했다.

정보통신(IT) 전문가인 파블로(32)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많은 사람이 이번 경기 승리를 원했다.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승리였다"고 아쉬워했다.

아쉬워하는 우크라이나 축구팬들
아쉬워하는 우크라이나 축구팬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면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저 불운했다"며 "통계를 보면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었는데 그저 운이 나빴다"고 덧붙였다.

영업직 사원인 올렉시 파블로우(23)는 "우리에게는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사기를 진작될 수 있다"며 "승리가 곧 현재 포격을 맞고 있거나 점령된 여러 지역에 대한 심정적 위안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르히 팔라말추크(34)도 "이겼으면 우리 국민과 군 모두 사기가 올랐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실제로 이날 우크라이나는 원정팀 라커룸에 전선의 군인들이 보낸 국기를 걸어둔 채 필승의 결의로 임했다.

영국 스포츠매체 스카이스포츠가 공개한 경기 전 라커룸 내부를 보면 국기에는 검은 글씨로 승리를 염원하는 병사들의 응원 문구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펍에 있던 한 IT 기술자는 "선수들이 싸워서 여러 슈팅을 만들었고, 득점 찬스를 냈다"며 "선수들을 비난할 수 없다"고 옹호했다.

이어 "(축구가 끝나고도) 삶은 계속된다"며 "특히 지금 우리는 (축구보다) 더 중요한 싸움을 전장에서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축구 영웅 안드리 셰우첸코도 인스타그램에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며 "인생의 모든 것을 결과로만 따질 수는 없다. 다음 승리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격려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조국의 패배를 지켜보는 국민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조국의 패배를 지켜보는 국민들

[로이터=연합뉴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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