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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력저하의 늪'…기초학력 회복정책 힘 실릴 듯(종합)

송고시간2022-06-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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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교육청 '학력 강화' 한목소리…"원인분석이 먼저" 비판도 나와

교원단체 "국가차원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 vs "진단 통한 줄세우기 우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이도연 기자 = 지난해 시행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학생들의 학력 저하 기조가 이어지며 정부의 기초학력 회복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정상적인 등교가 이뤄지지 못해 기초학력이 떨어졌다는 게 중론이지만, 그간 쌓인 문제점이 코로나19를 촉매제로 터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초학력 전담교사 지도
기초학력 전담교사 지도

[전남교육청 제공]

1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지난해 중3·고2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20년과 비슷해 코로나로 인한 학력 격차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에 올해부터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를 도입하고 희망 학교의 경우 표집 단위 학생 외에도 다른 학생들도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2024년까지 평가 대상 학년을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등교수업이 전년보다 확대된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학사 운영이 이뤄지지 못해 학습과 정서적 부분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미치기 전에 교육과정의 변화 등으로 인해 이미 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가 나타났다는 의견도 제기된 바 있다.

그간 대인 관계 역량, 갈등 대처 능력 등 비인지적 역량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교육 담론이 확대되고, 토론 등 학생 중심 교수법이 강조되면서 지식 학습 과정이 약화했다는 것이다.

교육과정 개정이 빈번해 기존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현장 교사들이 새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빠듯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관리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학력 저하 문제는 지난 1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도 대두했다.

특히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들은 진보 성향의 현직 교육감들이 재임했던 지난 8년 동안 학생들의 학력이 낮아졌다는 주장을 주로 펼쳤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 8개 지역에서 보수 성향 후보가 승리를 거둔 가운데 그간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이끌어 온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수 교육감들은 기초학력 신장의 방안으로 학력진단부터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보수 성향의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당선인은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전수 학력평가 방법으로 "교육부의 전국 단위 학력평가에 부산 학생들을 많이 참여시켜 점수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한 만큼, 보수 교육감뿐 아니라 진보 교육감들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격차 극복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3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선거 과정에서부터 '질 높은 공교육'을 통해 학력 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약하며 학력 진단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조 교육감은 앞서 3선 출마를 선언하며 "학생들이 뭐가 부족한지 모르니 학원에서 진단한다는 말도 있는데 공교육이 그것을(비판을) 수용해야 한다"며 "줄 세우기가 아니라는 전제로 학부모들이 (학력진단을) 사교육을 통해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진보적 정서가 강한 호남지역에서조차 중도 성향에 가까운 교육감이 당선돼 이런 기조는 전국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당선인은 전체 초등학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할 계획이고,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당선인은 초2∼고1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한 뒤 통합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의 이런 대응책이 수년간 누적된 학력 저하 현상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별·지역별·학교급별·과목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른 학력 격차에 대해 더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류혜숙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은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원인을 찾아가고 있는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정책 목표는 (학생들의 학력을) 2019년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학력 전담교사 지도
기초학력 전담교사 지도

[전남교육청 제공]

학력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돼 있지만, 그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려 추진 과정에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특히 학력평가를 현재와 같은 표집이나 희망 학교·학급 자율로 하지 않고 전수로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지만, 이는 사실상 '일제고사'로 '줄 세우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지양해야 한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학력 강화 대책에 대해서도 교원단체의 의견은 크게 달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모든 학생이 교과별, 영역별 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하고 구호성 대책이 아닌 정규교원 확충, 학급당 학생수 감축, 교사 행정업무 획기적 경감, 교권 확립 등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학력은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소양이라는 점에서 기본권"이라며 "그 기본권의 보장이 교육감의 이념에 따라 학교의 희망에 따라 들쭉날쭉하지 않도록 모든 학교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일관되고 객관적인 학력 진단·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학업성취도 평가 확대가 사실상 초등 일제고사의 부활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국가 차원에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일률적 방식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운영한다면 '지원을 위한 진단'이 아닌 '진단을 통한 줄 세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진단에 초점을 둔 학업성취도 평가 확대는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답이 될 수 없다"며 "학업성취도 평가 전면 확대 방안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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