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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동네 누비며 40년 봉사 '제물포 이발사'

송고시간2022-06-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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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 헤어클럽 김충제씨…섬마을·홀몸노인 이발봉사

'자원봉사 40년' 이발사 김충제씨.
'자원봉사 40년' 이발사 김충제씨.

촬영 최은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이발사 김충제(64)씨에게는 어려서부터 연필보다 이발 가위가 친숙했다.

10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에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그는 동네 노동회관에서 이발 기술을 배우며 10대 시절을 보냈다. 충남 보령이 고향인 김씨는 갈고 닦은 기술로 어엿한 이발사가 돼 인천 제물포에 자리를 잡았다.

그가 수년간 모은 돈으로 제물포역 인근에 홍창 이발관(현 제물포 헤어 클럽)이라는 이름의 이발소를 처음 연 게 26살 때 일이다.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열심이던 김씨는 당시 통장을 맡아 옛 도화2동 동사무소를 자주 드나들었다. 그러던 그에게 동장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데 머리를 좀 깎아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해오면서 이후 40년간 봉사 인생이 시작됐다.

김씨는 19일 "시골에 계신 부모님 생각도 나고 해서 시작한 봉사였는데 이발소가 쉬는 날마다 봉사했다"며 "부녀회와 함께 노인분들에게 잔치국수나 김치도 해 드리고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의 이발 봉사도 계속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이발소가 없던 장봉도 등 서해 섬도 그의 주된 봉사 장소였다. 지금껏 그에게 머리를 맡긴 어르신 수를 묻자 김씨는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자원봉사 40년' 이발사 김충제씨.
'자원봉사 40년' 이발사 김충제씨.

촬영 최은지.

그는 "지금은 다리가 놓인 섬이 많지만, 그 전엔 섬에 배를 타고 들어가면 못 나올 때도 많았다"며 "섬에 가면 이장님이 '이발할 분들은 마을회관으로 오라'며 방송을 하고 어르신들은 술이며 생선을 싸 주셨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나 홀몸 노인들은 일주일에 2번을 찾아뵙는데 하도 반가워하셔서 온종일 집에 있곤 했다"며 "말벗을 하고 업어서 교회에 모셔다드린 기억도 난다"고 웃었다.

자원봉사 포털 시스템에 등록된 김씨의 봉사 시간은 무려 1만 시간이 넘는다. 기록에 남지 않은 2000년 이전 기간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봉사에 할애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유서 깊은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의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아직도 이발소 휴일인 매달 첫째 주 목요일마다 도화 2·3동 동사무소에서 이발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김씨는 앞으로도 똑같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매번 20∼30명씩 동사무소를 찾아 이발하던 노인 '고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선거 기간을 거치며 약간 줄었지만, 차츰 다시 늘어나고 있다.

김씨는 "건강만 하고 연장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앞으로도 지금처럼 남을 돕고 싶다"며 "제가 힘이 남아 있어 이발소를 운영하는 동안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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