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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플림픽을 아시나요?…청각장애인 달리기 '절대 강자' 공혁준

송고시간2022-06-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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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올림픽 男 200m 銀…안양시청서 훈련받고 각종 대회 석권

10살 때 청각장애 판정…"세계 최고기록 달성이 인생 목표"

(안양=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더 빨리 뛰고 나서 내 기록을 경신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청각장애인 육상선수 중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는 것이 인생 목표죠."

지난달 14일 브라질에서 열린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남자 200m에서 은메달을 딴 공혁준(25·안양시청) 선수는 또 한 번의 도약을 다짐하며 이렇게 당찬 포부를 밝혔다.

데플림픽 은메달리스트 공혁준
데플림픽 은메달리스트 공혁준

[공혁준 선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데플림픽 대회 결과는 일반 올림픽과 달리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공혁준은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은메달을 수확하며 어릴 적 그토록 바랐던 세계 최고 육상선수로의 꿈에 한 걸음 다가섰다.

데플림픽(Deaflympics)은 청각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올림픽으로 4년마다 개최된다. 신체장애인 올림픽(패릴림픽)과 구별된다.

국내에서는 메달리스트에게 올림픽과 동일한 연금 혜택을 주는 권위 있는 종합 국제경기대회다.

하계 대회는 1924년 프랑스, 동계대회는 1949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개최됐다. 우리나라는 198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제15회 하계대회에 처음 참가했다.

청각장애인이 참여하는 대회라는 특성으로 '월드 사일런트 게임(World Silent Games)'라고도 불린다.

청각장애인 대회인 만큼 출발용 화약총, 호루라기, 마이크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예전엔 깃발을 흔들어 출발신호를 알렸으나 국제기록으로 공인받지 못하면서 지금은 빛으로 알려주는 디지털출발신호장치를 사용한다.

대전장애인육상연맹소속 선수로 있던 공혁준은 2019년 강태석 안양시청 육상감독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된 뒤 청각장애인 육상선수 가운데 국내 절대 강자로 변신했다.

데플림픽 은메달리스트 안양시청 공혁준 선수
데플림픽 은메달리스트 안양시청 공혁준 선수

[촬영 김인유]

181㎝, 81㎏의 탄탄한 몸에 단거리 스프린터에 필요한 힘을 타고난 공혁준은 2019년 제14회 전국장애인육상선수권대회와 제2회 전국장애인 종별 육상경기대회에서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또 2021년 제1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100m, 200m에 이어 일반선수와 함께 출전한 400m 릴레이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3관왕을 달성했다. 이 대회 100m에서 세운 10초64는 한국 신기록이다.

강태석 감독은 "단거리 선수에 필요한 골격을 타고 난데다 지구력이 좋을 뿐 아니라 성격까지 밝고 긍정적이어서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면서 "하루하루 기량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100m에서 10초4까지 가능하다. 일반인 엘리트시합에서 3등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공혁준은 어릴 때 친구들보다 빨리 달릴 때의 희열이 좋아 육상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어머니 혼자 3남매를 키워야 하는 집안 형편상 전문적인 육상교육을 받을 생각조차 못 한 채 대전의 한 대학에 생활체육학과에 들어갔으나 꿈을 포기할 순 없었다.

그래서 스무 살이던 2016년도 무작정 대전시장애인체육회를 찾아가 부탁해 달리기 선수가 됐고, 2년 뒤인 2018년 장애인체육대회 100m에서 10초77로 1등을 차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데플림픽 은메달리스트 안양시청 공혁준 선수
데플림픽 은메달리스트 안양시청 공혁준 선수

[공혁준 선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때 강 감독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스카우트한 뒤 체계적인 엘리트 선수로 육성하면서 데플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정도의 선수로 급성장했다.

공 선수는 "제가 10살 때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는데요, 생활에 불편한 점이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청각장애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가난한 제가 비장애인이었으면 육상을 못 했을 거고, 데플림픽에 출전할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 같은 청각장애인 육상선수를 육성하고 데플림픽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특수체육지도자 시험 준비도 하고 있다.

1차 목표는 미국 선수가 보유한 데플림픽 100m 최고기록(10초61)을 깨는 것이다. 수치상으로는 0.03초를 단축하면 되지만 단거리에서 0.01초를 줄이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다.

공 선수는 "데플림픽이 종목 수도 적고 규모도 작아 관심도도 낮지만,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면서 "국민들께서 데플림픽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두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양시체육회는 이달 30일 공혁준의 은메달 획득을 축하하고 포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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