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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18년간 한국인으로 살아온 아들이 무국적자라니"

송고시간2022-06-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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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엄마 귀화 과정서 무국적 사실 드러나

행정 관청들 마땅한 해결 방법도 제시 못해

대학진학·취업·입대·결혼 등에 문제 우려

단란한 다문화 가정에 떨어진 '날벼락'
단란한 다문화 가정에 떨어진 '날벼락'

왼쪽이 한국으로 귀화한 러시아 출신 엄마, 오른쪽이 한국인 아버지, 가운데가 그들의 아들. 한국인 아버지 A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행정 관청의 실수로 18년간 한국인으로 살아온 소년이 졸지에 무국적자로 전락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인천시에 사는 40대 자영업자 A씨는 지난 2월 출입국사무소로부터 아들(18)이 무국적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 사방팔방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4년 러시아 여성과 결혼한 A씨는 그동안 아들을 낳아 한국인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잘 살아왔다.

그러나 러시아 국적의 아내 B씨가 올해 초 한국인으로 귀화 절차를 밟으며 문제가 발생했다.

출입국사무소에서 꼼꼼하게 귀화 심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씨와 B씨가 2004년 5월 아들의 출생신고를 하고 한달 뒤인 6월에 혼인신고를 한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혼외자로 신고된 아들은 국적법상 어머니의 나라인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야 함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일선 부서에서 이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한국 국적으로 등록한 것이다.

따라서 A씨 아들의 한국 국적은 무효가 되고 법적으로 무국적자로 전락하게 됐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와 아들
다문화 가정의 엄마와 아들

오른쪽이 한국으로 귀화한 러시아 출신 엄마. 왼쪽이 그가 한국인 남편과 사이에서 18년 전 낳은 아들. 제보자 A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 큰 문제는 그의 아들이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절차다.

그의 아들은 먼저 한국적이 박탈되면 어머니 나라인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후 다시 한국인으로 귀화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 국적 취득도 18세가 넘으면 러시아를 방문해 귀화를 위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A씨 아들은 현재 러시아로 귀화한다면 군대에 징집돼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국적 취득은 일선 지자체와 출입국사무소, 법무부, 법원 등 여러 부처의 협의가 필요한 점도 A씨를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들 부처 담당자들도 대부분 A씨 같은 일을 처음 접해 행정처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절차를 원치 않으면 변호사를 고용해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A씨는 2019년 9월 자신처럼 자녀의 국적이 박탈된 다문화 가정의 행정소송에서 행정 관청의 결정을 취소하는 판례가 있었다는 사실도 찾아 제시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행정 관청들은 현재 A씨 아들이 국적법상 무국적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대학입학, 취업, 입대, 결혼 등 사회생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지금이라도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와 아들
다문화 가정의 엄마와 아들

오른쪽이 한국으로 귀화한 러시아 출신 엄마. 왼쪽이 그가 한국인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 제보자 A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씨는 다문화 가정이 많이 늘어났지만, 그에 따른 행정이 미비해 자신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그는 23일 "행정부처의 무지와 무능력으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게 됐는데 해결책이 없어 억울하다. 평생을 한국인으로 살아왔는데 출생신고 절차 때문에 무국적자가 되고 사회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무국적자임을 10년 혹은 20년 후에 알게 되고 그때 가서 문제가 발생하고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담당 관청은 자기들의 실수로 생긴 일에 대한 피해 보상과 문제 해결 방법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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