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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문란' 질타당한 경찰…인사 번복 후폭풍에 조직 휘청(종합)

송고시간2022-06-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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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행안부 의혹 부인에 쐐기…타임 라인상 내막은 의문 여전

통제 권고안 발표 이어 길들이기에 일선 반발…경찰청장 거취까지 거론 돼

점심식사 위해 경찰청 청사 나서는 경찰청장
점심식사 위해 경찰청 청사 나서는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이 22일 오후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2.6.22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김윤구 기자 = 최근 경찰 치안감 인사 발표가 2시간 만에 번복된 사태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국기문란"이라고 강하게 질타하면서 인사 참사의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가 '경찰 길들이기' 의혹을 일관되게 일축하며 "인사안을 수정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한 데 이은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경찰 책임론'에 쐐기를 박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중대한 실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 내부는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일선 경찰들은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의 경찰 통제 권고안과 인사 번복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지휘부는 무게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언급으로 다음 달 23일까지 임기가 남은 김창룡 경찰청장의 거취도 불안정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김 청장에게 책임(용퇴)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겠느냐는 물음에 "그것까지 가능하다 아니다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이미 충분히, 상세히 설명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한 경찰 측의 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경찰 내부망에도 "청장님의 용기 있는 퇴장을 바란다" 같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다만, 김 청장이 지금 사퇴하면 오히려 지휘관 공백 상태가 돼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청장은 출근길에 취재진에 "최대한 빨리 만남 일정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과 관련해) 장관께 충분히 우리 입장을 말씀드리고 건의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양측 면담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김 청장과의 면담 여부와 관련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또 인사 번복 논란에 대한 조사 필요성에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경찰국 신설 반대 현수막 걸린 경찰청
경찰국 신설 반대 현수막 걸린 경찰청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추진을 반대하는 경찰청 직장협의회 명의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국장급 이상 지휘부를 모아 21일 있을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의 최종 권고안 발표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한다. 2022.6.17 hihong@yna.co.kr

대통령과 대통령실, 행정안전부가 모두 이번 인사 번복 사태를 경찰 책임으로 결론 짓는 분위기에 경찰은 일단 침묵 모드를 지키고 있다.

다만 전날 경찰청 측은 당일 대통령 결재가 있기 전 최종안을 공지한 데 대해 '관행'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행안부에 연락책 격으로 파견된 치안정책관(경무관)은 전날 오후 "이번 사안은 중간 검토단계의 인사자료가 외부에 미리 공지돼 발생한 혼선이고, 행안부가 최종 결재안을 정정하거나 번복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에 대해서도 "경찰에서 행정안전부로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냥 보직해버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경찰의 추가 공식입장은 아직 없는 가운데 이날 김 청장과 면담한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혀 향후 진실 공방을 예고했다.

인사 당시 타임라인을 종합하면 경찰청은 21일 오후 4시께 행안부로부터 치안감 인사 예고를 들었고, 치안정책관이 오후 6시 15분께 첫 번째 안을 전달해와 7시께 내부망에 공지했다.

당시 이 장관이 귀국을 앞두고 초안을 보내며 인사비서관실과 조율하고, 귀국 후 최종안이 나오면 결재를 올릴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초안이 최종안으로 나가는 실수가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날 8시 38분께 치안정책관이 유선상으로 수정 요청을 해온 후 다시 최종안을 보냈고, 이후 확인 과정을 거쳐 9시 34분께 내부망에 재공지했다. 10시가 되기 조금 전 대통령 결재가 이뤄졌다.

그러나 왜 행안부 담당자가 처음 잘못된 안을 보냈는지, 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사가 1차 인사안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다가 번복된 인사에서는 한직으로 빠졌는지, 이 과정에서 외부의 또 다른 개입이 있었는지 등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또 인사 논의는 치안정감 내정 발표 직후부터 시작됐고, 대략적인 초안은 이 장관 출장 전에 보고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인사가 난 치안감 28명 중 시·도경찰청장도 12명이나 있었는데 다음날 오전 9시자로 서둘러서 발령을 낸 것을 두고도 말 못 할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상민 장관이 당일 5시쯤 귀국했고 6시께 1차 인사안이 경찰청에 내려왔고 2시간만에 번복됐는데, 윤 대통령께서 경찰청이 올린 안을 그대로 발표했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경찰청이 올린 안과 다른 안으로 1차 안이 내려왔고 이후에 또 한 번 수정됐다. 1차로 내려온 안은 행안부와 분명히 얘기된 것"이라며 "오히려 2시간 사이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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