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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박해일 "해준은 내가 기다려 온 형사 캐릭터"

송고시간2022-06-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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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팀장 해준 역…"애써 에둘러 표현하는 어른스러운 사랑 얘기"

"달라진 박찬욱 감독의 작품 톤, 배우로서는 더 좋았다"

배우 박해일
배우 박해일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못 믿으시겠지만 배우로서 형사 역할이 처음입니다. 지나고 나서 든 생각이지만 아마 이런 캐릭터를 제가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어요."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배우 박해일이 연기한 주인공 해준은 흔히 형사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사뭇 상반된 인물이다. 정장 차림에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해준은 청결하고 섬세하며 배려심이 넘치는 '품위' 있는 형사다.

해준의 '해'는 박해일의 이름에서 따왔다. 박찬욱 감독이 시나리오 구축 단계부터 박해일이라는 배우를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2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일은 테이블 앞에 티슈와 립밤을 올려둔 채 인터뷰에 응했다. 질문에 답변하는 내내 꼿꼿한 자세로 앉아 조곤조곤 질문에 답하는 그에게서 영화 속 해준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배우 박해일
배우 박해일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해일은 해준을 "굉장히 모순적인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기존 (영화 속) 형사 이미지와 충돌되죠. 형사 이미지가 '나한테 잘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해준은) 그렇지 않아서 연기하는 데 어색함이 좀 적었어요. 감독님과 '해준스러움'을 보여줄 수 있는 톤과 상황을 차곡차곡 준비해나가면서 흐뭇하게 찍었던 것 같아요."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형사 해준이 변사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자기 자신과 직업에 대해 단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던 해준은 서래를 만나며 감정의 파고를 겪는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호감으로, 또 사랑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그 어떤 것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본심을 숨기려고도 하지만 박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그들의 감정선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담아낸다. 파격적이고 잔혹한 전작의 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영화 '헤어질 결심' 속 한 장면
영화 '헤어질 결심' 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박해일은 "이 작품에서 감독님이 보여주고자 하는 로맨스는 애써 에둘러서 표현하면서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방식"이라면서 "감정이 생겨야만 나오는 작은 행동들로 누적된 것들이 담긴, 좀 더 어른스러운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님의 기존 필모그래피에서의 연출이 관객들에게 다가가 감정에 스크래치를 내는 능동적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관객이 서서히 해준과 서래의 곁에 가까이 와서 바라보도록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배우로서는 감독님의 지난 작품보다는 이번 톤의 작품을 만난 게 너무 행운이고, 다행이고, 더 좋았어요. (웃음)"

박찬욱 감독과 처음으로 감독과 배우로서 만났다는 그는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촬영을 앞두고 긴장도 많이 했었다고 회상했다.

"첫 단추를 어떻게 껴야 할지 참 곤혹스럽더라고요. 봉준호 감독님에게 문자로 박 감독님께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물어봤는데 '진정한 거장이시지. 무슨 연기를 하든 다 받아주실 거야. 걱정하지 말고 재밌게 찍어'라고 얘기해주시더라고요. 다행히 사석과 현장에서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으셔서 부담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 박해일
배우 박해일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외국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것도 처음인 박해일은 "뜻깊고 신나는 일이지만 그분이 해왔던 연기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기에 고민도 있었는데 탕웨이 씨와는 시작부터 좋았다"고 했다.

"탕웨이 씨의 집에 갔는데 예상과 달리 텃밭을 가꾸고 있는 수수한 모습을 처음 보게 됐죠. 저는 그 자연스러운 모습을 '모든 걸 드러내놓고 작업을 같이해보자'라는 태도로 받아들였어요. 그때부터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한층 덜어낸 상태에서 임할 수 있었죠."

'헤어질 결심'은 지난달 열린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감독상을 받았다. 박해일은 "처음 간 곳에서 연기에 대한 호평까지 듣게 돼 저에게는 참 뜻깊은 선물 같은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 박해일
배우 박해일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로나19 사태로 참여한 작품들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1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다는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을 시작으로 내달 '한산: 용의 출현'까지 연이어 극장을 찾는다. 그는 수줍은 미소와 함께 관객과의 재회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이제 좀 제 일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첫 시작이 '헤어질 결심'이 됐는데, 배우로서 소중한 경험을 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관객과의 만남이 가장 설레고 긴장되네요."

"박찬욱 감독님, '헤어질 결심'은 29금인데요"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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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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