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누구든 난민될 수 있어…난민 사연 이해한다면 오해도 풀릴 것"

송고시간2022-06-29 11:32

댓글

전혜경 유엔난민기구 미얀마 사무소장 인터뷰

"한국 사회 난민 이슈 부상 반가워…정확한 사실 알리는 게 숙제"

세계 강제이주민 1억명 넘어…"난민 해결 위해 지구촌 머리 맞대야"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불과 하루 전만 하더라도 자신이 고향을 잃고 낯선 곳을 떠돌 것이라 상상했던 난민은 없었을 거예요. 누구나, 언제든 난민이 될 수 있다는 의미죠."

전혜경 유엔난민기구(UNHCR) 미얀마 사무소장. [유엔난민기구 제공]

전혜경 유엔난민기구(UNHCR) 미얀마 사무소장. [유엔난민기구 제공]

전혜경(54) 유엔난민기구(UNHCR) 미얀마 사무소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70여 년 전 한국전쟁 당시 우리도 '며칠만 피하다 돌아오면 되겠지' 싶어서 고향을 떠났다가 생이별한 경우가 있지 않았냐"며 "난민이 되길 원해서 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이들에 대한 오해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 소장은 2001년 국제기구 초급전문가로 UNHCR에 들어와 20년 넘게 전 세계를 무대로 난민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에는 유니세프 뉴욕 본부에서 다자협력부서 선임자문관을 역임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아프가니스탄과 칠레에 있는 UNHCR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2020년 11월부터는 UNHCR 미얀마 소장을 맡고 있다.

국제기구 전문가답게 국내외 매체를 통해 여러 차례 목소리를 냈지만, 미얀마로 부임한 후에는 이번이 첫 인터뷰다.

다양한 지역에서 수많은 사연을 가진 난민을 만나면서 그가 느낀 것은 '모든 난민은 가능하다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전 소장은 "일부 오해처럼 난민들이 더 편안하게 살기 위해 선진국을 찾은 게 아니다"며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보호를 받으러 떠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난민의 심정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조부모 역시 한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던 이북 출신이기 때문이다.

전 소장은 "실향한 지 수십 년은 더 된 분들이 지도를 그려가며 태어난 곳을 얘기해 주셨다"며 "아무리 좋은 데 살더라도 고향이 주는 안정감은 분명히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나 역시 부산이 고향이긴 하지만, 유년 시절을 아르헨티나에서 보내면서 이방인으로서 '다름'이라는 게 무엇인지 어느 정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꾸준히 한국에서 발생하는 난민 이슈에 대해 그는 반가운 마음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전 소장은 "2018년 제주 예멘 난민과 지난해 아프간 특별기여자 등의 일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에서 난민 이슈가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앞으로는 이와 관련한 오해를 풀고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게 우리 모두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통상 인접국으로 떠나는 난민들이 수천km 떨어진 한국을 찾았다는 것은 정말 절박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어렵게 왔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편하게 살기 위해 한국에 왔고,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거나 세금을 축낸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 소장은 "우리 정부가 이들에 대한 지원 폭을 늘리고 있고, 공감하는 분위기가 엿보이는 것은 반가운 변화"라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전 세계와 도움을 주고받았던 한국이 여전히 선한 마음을 지닌 이타적인 사회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난민 또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하고 선한 존재라고 했다.

2022 광주인권상 수상자에 미얀마 의사 '신시아 마웅'
2022 광주인권상 수상자에 미얀마 의사 '신시아 마웅'

(서울=연합뉴스) 5·18 기념재단이 올해 광주 인권상 수상자로 미얀마 난민에 대한 의료지원 활동을 하는 신시아 마웅(Cynthia Maung)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2022 광주인권상 수상자 신시아 마웅. 2022.5.3 [5·18 기념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미얀마 난민에게 구호 물품을 나눠줄 때 '나보다 더 필요한 이에게 주라'고 하는 이들을 종종 마주쳤어요. '콩알 한쪽도 쪼개서 먹는다'는 우리 속담처럼요. 목숨이 오가는 난민캠프에서도 인간애와 동지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미얀마에 대한 관심이 시간이 흐르면서 줄어든 게 아쉽다"며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많은 만큼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년 6개월 만에 모국을 찾은 그는 약 보름간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자녀와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전 소장은 "이 일을 하다 보니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사치스럽게 느껴지곤 한다"고 웃었다.

그는 "UNHCR의 이상적인 목표는 난민이 더 생기지 않으면서 기구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전 세계 강제 이주민이 1억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얀마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난민 상황이 알려진 것 이상으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각국 정상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혜경 유엔난민기구 미얀마 사무소장. [유엔난민기구 제공]

전혜경 유엔난민기구 미얀마 사무소장. [유엔난민기구 제공]

shlamazel@yna.co.kr

핫뉴스

더보기
    /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