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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단심' PD "정치 비중이 80%…멜로는 짧고 굵게 담아냈죠"

송고시간2022-07-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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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첫 연출 유영은 KBS PD…"상징적 연출법으로 감정 표현 부각"

KBS '붉은 단심'
KBS '붉은 단심'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남몰래 보름에 한 번씩 만나며 마음을 키워온 왕 이태(이준 분)와 그의 신분을 모르는 역적의 딸 유정(강한나). 두 남녀가 다리 위에서 서로를 마주하는 순간 낙화놀이의 불꽃이 벚꽃잎처럼 흩날린다.

영화 같은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로 호평받은 KBS 2TV 월화드라마 '붉은 단심'의 유영은 PD는 이 장면에 대해 "두 사람의 관계가 상징적으로 담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드라마 종영과 함께 최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유 PD는 "유정과 이태의 관계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위태롭다"며 "불이 마치 두 사람을 집어삼킬 듯 연출했는데 서로의 진실을 알게 됐을 때 파국으로 치닫는 관계의 위태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KBS '붉은 단심'
KBS '붉은 단심'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붉은 단심'은 절대 군주를 꿈꾸는 허수아비 왕 이태가 조선의 최고 권력자이자 반정공신의 수장인 박계원(장혁)에게 반격하기 시작하며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과정을 그린다.

유 PD는 "대본을 보면 정치 비중이 80%, 멜로가 20%였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술수로 한순간에 판을 뒤집으며 엎치락뒤치락하는 게 작품이 주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KBS '붉은 단심'
KBS '붉은 단심'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정치 사극과 차별화한 점은 여자 캐릭터들의 주체성이다. 유정은 좌상 박계원의 허를 찔러 속수무책으로 만들고, 대비 최가연(박지연)도 단순한 박계원의 조력자가 아닌 주체적인 정치인으로 강인하게 맞선다.

유 PD는 "편전에서 여자 둘이 대립하는 장면은 생경한 그림이었다"며 "여성 캐릭터들이 바둑판의 돌이 아닌 스스로 바둑을 두는 인물로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붉은 단심'은 궁 안 인물들의 치밀한 머리싸움을 위주로 전개되지만, 정치의 동력이 되는 건 인물들이 품은 연모의 감정이었다. 극에서는 이태와 유정, 박계원과 최가연의 사랑이 그려진다.

KBS '붉은 단심'
KBS '붉은 단심'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 PD는 "정치 비중이 커서 멜로를 짧고 굵게 전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며 "특히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 변화를 상징적으로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계원이 연못에 몸을 던지려는 대비를 안고 같이 물에 빠지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이 장면을 슬로우 모션으로 담았어요. 물에 빠지면서 서로를 마주 보는 건 찰나의 순간이지만, 오랫동안 (서로에 대한) 마음을 숨겨온 둘에게는 길게 느껴졌을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유 PD는 "대비는 늘 박계원을 기다리지만, 박계원에게는 대비보다 조선의 안정이 더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KBS '붉은 단심'
KBS '붉은 단심'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박계원의 어긋난 충심을 시청자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했다.

박계원은 폭군 시절의 트라우마에 갇혀있는 인물로, 스스로 성군을 세우겠다고 마음먹고 이를 위해 어떤 악행도 불사한다.

유 PD는 "박계원이 일차원적인 악역으로 비치지 않는 게 중요했다"며 "무릎 꿇은 이태에게 '무릎을 어찌 쉽게 꿇냐'고 되레 화를 내는 장면 등에서 악역이라면 할 수 없는 의외의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유영은 KBS PD
유영은 KBS PD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8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입봉해 첫 사극에 도전한 유 PD는 "(글로벌 OTT 덕분에) 한국 콘텐츠가 해외 시청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조선의 아름다움을 잘 담아내는 게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이 아름다운 시대였고 우리 선조가 미적으로 완성도 높은 식견을 갖고 있었다는 게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붉은 단심'은 명쾌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각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그 사람들의 얼굴과 감정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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